장 마감 후 발표된 '애플 쇼크'..호실적에도 주가 추락

3분기 매출 월가 전망치 4년여 만에 하회..공급난 영향 액수로 언급, 주가 시간외 하락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재로 미 백악관에서 열린 사이버안보 관련 회의에 참석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뉴욕증시의 기술 대장주이자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애플이 3분기(회계기준 4분기) 호실적에도 웃지 못했다. 전 세계적으로 퍼진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에 앞으로의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은 "애플은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고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매출 손실을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3분기 매출액은 834억달러(약 97조5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하지만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실적 전망치 평균인 850억달러는 넘지 못했다.

WSJ은 "애플이 지난 12개월 동안 1000억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내는 등 기록적인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큰 공급망 혼란이 아이폰의 생산을 제한하면서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매출액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매출액이 시장 기대치 아래를 기록한 것은 2017년 5월 이후 4년여 만이라고 CNBC는 전했다.

애플의 대표 제품인 스마트폰 '아이폰'의 3분기 매출액은 338억7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 415억1000만달러를 크게 하회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예상보다 심각해 아이폰 생산에 차질이 생긴 결과다.

루카 마에스리티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WSJ 인터뷰에서 "이번 여름 마이크로프로세서 부족으로 인한 혼란인 아이폰 생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었는데, 상황은 예상보다 더 심각했다"며 동남아시아 국가의 코로나19(COVID-19) 감염 사례 증가 영향이 특히 컸다고 말했다.

/사진=AFP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 중 하나인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로 외출금지, 공장 운영 중단 등 강력한 방역 조치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애플, GM, 토요타 등에 공급해야 할 반도체 부품 생산에 차질이 생겼고, 공급난은 한층 심화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공급 차질은 산업계 전반의 (반도체) 칩 부족, 그리고 코로나19 관련 동남아의 생산 차질 때문"이라며 오는 4분기에도 공급만 문제의 도전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지난 분기 동안 공급제약으로 인한 잠재적 매출 손실이 60억달러에 달하면서 이런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쿡 CEO는 "코로나19 관련 생산 차질은 크게 개선됐다. 우리는 12월 분기(다음 분기) 매출 기록을 새로 세울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그러나 향후 공급제약에 따른 (매출) 손실이 60억달러(7조)보다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칩 부족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얼마나 오래갈지 분명하지 않다"며 "애플의 제품 대부분이 이번 분기에 공급 차질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플은 올해 처음으로 이동통신 5세대(5G) 기술이 적용된 아이폰을 출시해 주목받았다. 하지만 부품 공급난과 물류대란 등의 여파로 지난달 출시된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13 배송에 몇 주일이 걸리고 있다고 WSJ은 짚었다.

애플의 서비스 부문은 아이폰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앱스토어를 통한 애플리케이션(앱) 판매 수수료, 애플뮤직, 애플TV+, 광고 등이 포함된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6% 증가한 182억8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 176억4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쿡 CEO에 따르면 앱 이용자를 포함한 애플의 유료 가입자는 7억4500명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억6000만명이 증가했다.

한편 뉴욕증시에서 거래되는 애플의 주가는 이날 장 마감 이후 발표된 3분기 실적 여파로 시간 외 거래에서 3.65% 하락한 149달러에서 거래됐다. 정규 거래에서는 전일 대비 2.50% 오른 152.5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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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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