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겨울 온다더니..삼성도 "불확실" "변수" "협상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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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28일 시장이 주목한 것은 73조원을 훌쩍 넘은 역대 최대 매출이 아닌 사실상의 '백지' 전망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메모리반도체 업황 전망은 물론, 연말까지 두달 동안의 시설투자 계획도 공개하지 못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삼성전자의 주력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올 4분기부터 꺾이기 시작해 내년에는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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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28일 시장이 주목한 것은 73조원을 훌쩍 넘은 역대 최대 매출이 아닌 사실상의 '백지' 전망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메모리반도체 업황 전망은 물론, 연말까지 두달 동안의 시설투자 계획도 공개하지 못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아직 4분기 투자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는 설명이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연간 시설투자 예측치를 공개했다. 올해가 두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는 고백은 2~3개월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얘기다.
이날 실적 설명회(콘퍼런스콜)에서도 삼성전자의 이런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경영진의 입에서 '불확실성'이라는 단어가 10번 이상 나왔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코로나19 일상 회복, 부품수급,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변수가 너무 많다"며 "고객사마다 메모리반도체 시황 전망에 대한 시각차가 존재해 가격 협상 난도가 높아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적 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시장 관계자는 "여건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업계에서는 '위드 코로나' 체제가 자리 잡고 올 상반기까지 시장 수요를 이끌었던 펜트업(억눌린 소비 폭발) 수요가 약해지면서 시장 전망이 어려워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공급망 이슈에 따른 부품 수급 불안과 이에 따른 스마트폰, 가전, PC 등 완성품 제조사의 수요 변동 가능성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반도체 제조사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재고와 투자를 유연하게 조절하겠다"는 얘기가 단골답변이 됐다. 삼성전자도 이날 실적 설명회에서 "시황과 연계해 시설투자를 탄력적으로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매출과 점유율 확대가 절대 목표였던 1~2년 전과 달리 혹한기를 맞아 설비 가동 시점이나 속도를 늦추거나 제품 생산을 줄이면서 실속(영업이익)을 챙기겠다는 얘기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삼성전자의 주력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올 4분기부터 꺾이기 시작해 내년에는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내년 D램 가격이 15~20%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주식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매도론도 고개를 든다. 미국 자산운용사 번스타인이 지난 25일 삼성전자를 비롯해 미국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3사에 대해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했다. 번스타인은 "메모리반도체 다운사이클(장기하락추세)이 막 시작됐고 내년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공급 규율 개선으로 전보다 심하진 않겠지만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다만 메모리반도체 불확실성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도 밝혔다. 2018년 호황기 이후 업황이 급락했던 때보다 이번 하락 주기가 짧게 끝날 것이라는 얘기다.
호조세를 이어가는 파운드리 사업에 대해 적극적인 투자 계획도 밝혔다. 한승훈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전무는 "고객 수요를 최대한 충족하기 위해 전례 없는 투자를 계획 중"이라며 "2017년 대비 올해 기준으로 생산능력이 약 1.8배 확대됐고 2026년까지 3배 가까이 생산능력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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