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는 '주린이'가 찍은 기업 주목해야
시장 기업가치 높아지는 기업 주목해야
'주린이(주식과어린이 합성어)'가 열광하는 기업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만큼 대규모 채용을 이어간다는 점이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업가치가 빠르게 오르는 기업을 구직자들이 주목해야 되는 이유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콘텐츠 제작 기업 자이언트스텝은 올해 시가총액이 3배 넘게 상승했다. 최근 전 세계적인 열풍을 타고 있는 메타버스 산업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자이언트스텝은 VR, AR 콘텐츠 제작 기술을 보유한 국내 대표 메타버스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린이가 찍은 이 기업은 실제 채용도 매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사업이 확대되면서 일할 사람이 오히려 모자랄 정도다. 크레딧잡에 따르면 2016년 8월 74명이었던 직원 숫자는 올해 8월 190명까지 증가했다. 자이언트스텝 관계자는 "사업 확대에 따라 인력 채용 규모도 계속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개발, 제작뿐 아니라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연구원까지 뽑을 정도로 기술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 기업 엘앤에프도 올해 150% 이상 주가가 상승했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이차전지 소재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덕분이다. 2016년 상반기 371명이었던 직원들도 올 상반기 기준 50% 가까이 증가하며 546명으로 늘어났다. 평균 급여 역시 상승했다. 같은 기간 1인당 평균 급여는 2,700만 원에서 4,097만 원으로 51% 가량 상승했다.
신사업 기대감으로 이날 기준 올해 50% 넘게 주가가 오른 다원시스도 활발하게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 영역 다각화에 속도가 나고 있고 있기 때문에 주가와 채용 규모도 동시에 상승하고 있다.
다원시스는 최근 삼성전자로부터 지분투자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전철용 전동차 생산뿐 아니라 나노 반도체 에칭 공정용 장비 기술에 성공해 반도체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다. 또 회사는 의료용 가속기 개발에도 속도가 나고 있다. 핵융합 발전 전원장치, 플라즈마 반도체, 전가 가속기 전원장치, 철도 차량 제작 등 사업 분야가 많아지면서 인력도 많이 필요하다. 실제 다원시스는 대기업도 줄이고 있는 신입·경력 공개채용을 최근 시작했다.
상장사뿐 아니라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올라선 스타트업들이 고용 규모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대규모 투자 유치를 통한 사업 확장으로 수익이 나지 않아도 높은 임금을 주고라도 고급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
기업가치가 3조 원까지 뛴 당근마켓이 대표적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최근 3년 간 직원들 숫자가 연 평균 2.7배씩 늘어나고 있다”며 “2015년 3명으로 시작한 당근마켓은 6월 기준 2019년 26명에서 올해 6월에는 196명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10월 현재는 240명까지 늘어났고 올해 말까지 300명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당근마켓 역시 국내 지역 커뮤니티 서비스뿐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도 진행하고 있어 인력 증가 속도가 겉잡을 수 없는 수준이다.
당근마켓은 당장 이익이 나지 않아도 2,000억 원에 가까운 투자금을 바탕으로 서비스 품질 유지와 사업 확대를 위해 인력 확보전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현재 국내 지역 커뮤니티 서비스 외에 해외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비개발자 인력 비중도 30~40% 가량으로 기획자, 디자이너, 마케팅 직군 채용도 많다.
국내 1위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역시 최근 암호화폐 거래 폭증에 기업가치가 크게 늘면서 인력 채용도 대거 늘렸다. 같은 기간 두나무 직원 숫자 역시 80명에서 266명까지 늘어났다. 암호화폐 거래액 증가와 경쟁사들이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기업가치는 계속 올라가 최근엔 투자자 간 구주 거래를 통해 10조 원 이상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집꾸미기 트렌트를 타고 유니콘이 된 오늘의집(버킷플레이스)도 3년 사이 직원 수가 40명에서 289명으로 623% 증가했다. 올해 유니콘으로 올라선 오늘의집은 집꾸미기 열풍에 거래액이 크게 늘어났다. 2018년 100억 원도 되지 않던 월 거래액이 최근에는 월 1,500억 원을 넘어설 정도가 됐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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