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달 향하는 '개량형 누리호'.."탐사 목표부터 명확해야"

김승준 기자 2021. 10. 29.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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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누리호로는 달에 70kg 밖에 못 보내..개량 사업 필수
오락가락했던 달 탐사 계획.."달 탐사 사업부터 확정되어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3단 발사체이며 엔진 설계에서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한 최초의 국산 발사체다. 2021.10.2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누리호는 개량을 거쳐 2030년 달을 향해 나아간다. 우주 전문가들은 누리호 개량에 앞서 명확한 달 착륙 임무를 규정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21일 누리호 발사 직후 "누리호 개량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는 현재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은 2021년 8월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반복 발사 사업과 인프라 확충은 통과됐으나, 개량형 개발 및 발사 사업은 통과하지 못했다. 과기정통부는 누리호 개량 사업이 통과하지 못한 이유로 도전성 부족과 미사일 지침 상황 미반영 등을 이유로 설명한 바 있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의 누리호도 이론적으로는 달에 탐사선을 보낼 수 있다. 다만 70㎏급의 달 탐사선만 보낼 수 있어, 비용대비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기 어렵다.

현재의 3단 구조에 추가로 4단 고체 모터를 장착할 경우 550㎏의 달전이궤도 운송능력을 갖추게 되나, 과기정통부에서 목표로 삼고 있는 달 궤도선의 중량은 678㎏으로 더 무겁다.

2030 달 탐사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서는 개량을 거쳐야 하지만, 아직 미래는 불투명한 셈이다.

보고서에서는 "(일본, 미국, 유럽 등) 해외 국가들은 선행 개발 사업과 겹쳐 후속 발사체를 개발할 경우 그 목적성이 분명하며, 수십년에 걸친 발사체 개발 및 발사 경험을 축적하고 있었다"며 "개량형 한국형 발사체 개발이 필요한 가장 큰 목적성은 달착륙선 발사 수요에서 찾을 수 있다. (달 탐사) 계획 준수는 필요하나 해당 계획에 대한 불확실성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개발 및 발사 경험이 적은 한국의 현실에서, 기존 발사체(누리호)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후속 발사체 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목적성이 명확해야하고, 신중해야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불확실성 요소로는 Δ달 착륙선 사전 기획 연구 미 완료 Δ기존 달 착륙선 사업의 잦은 변경 등이 꼽혔다. 달 탐사 사업은 정권에 따라 잦은 일정 변경을 겪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2025년 달 착륙선을 목표로 입안된 사업은 박근혜 정부에서 2020년으로 급작스럽게 당겨졌고, 문재인 정부에서 2030년으로 미뤄졌다.

© News1 DB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달탐사 사업이 정해지지 않으면, 누리호 개량은 의미가 없다. 우리가 달 탐사를 어떤 탐사 목적을 가지고 무엇을 목적으로 할지인가 결정이 되어야 누리호를 쓸지 말지 결정이 된다"며 "이미 다른 나라에서 (달에) 다녀왔는데, 우리가 간다면,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서 가는지, 미국과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공조 방향을 생각해서 논의하고 활용하려는 측면에서 가려고 하는 지 봐야한다. 누리호를 성능 개량을 하든 변형을 하든 목적이 명확해야지 사용수단이 결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달 탐사 사업은 정권보다 길 수 밖에 없다. 정권을 넘어서는 사업이 일관성을 갖고, 중간에 영향을 적게 받으려면 독립된 기구가 관장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어야한다"며 "우주 사업은 장기간 추진되니 정치, 외교, 경제 등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진력이 필요한데, 지금까지는 버텼는데, 앞으로도 그럭저럭 버틸 수 있을 지 의구심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2010대에 들어서 스페이스X 등 민간 우주 기업의 등장과 아랍에미리트, 룩셈부르크, 이스라엘 등 국가의 본격적인 우주 정책 추진 등 경쟁의 심화 등 대외 환경 또한 급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략적인 접근이 중요하다는 제안도 나온다.

방효충 한국과학기술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액체 로켓의 엔진은 무한정 늘리기 어렵다. 최적의 성능을 내는 선에서 클러스터링 등을 통해서 성능을 높이거나, 부스터를 활용한다"며 "후발 주자의 장점을 살려야한다. 다른 나라의 전처를 그대로 밟을 필요는 없다. 전략적인 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한 변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한국의 우주 개발 역사도 이제 30년이 되었으니까, 다음 세대를 준비해야한다. 다른 나라는 다양한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누리호의 성과를 자축해야하지만, 미래에 대해서 머리를 맞대고 준비할 때"라고 강조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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