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할 기운도 없었던 김택형, '마지막'과 '무조건'만 되뇌었다 [MK현장]

김지수 2021. 10. 29. 06:3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SSG 랜더스의 클로저 김택형(27)은 28일 팀의 4-3 승리의 영웅이었다.

SSG가 4-2로 앞선 8회초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동안 48구를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7세이브를 기록했다.

김택형은 당시 4-4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말 2사 1루에서 등판해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조수행을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팀의 끝내기 패배를 막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SG 랜더스의 클로저 김택형(27)은 28일 팀의 4-3 승리의 영웅이었다. SSG가 4-2로 앞선 8회초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동안 48구를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7세이브를 기록했다.

경기를 마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8회초 선두타자 정수빈(31)을 안타로 1루에 내보낸 뒤 호세 페르난데스(33)의 외야 뜬공 때 중견수 김강민(39)의 거짓말 같은 실책으로 무사 2, 3루의 위기에 몰렸다. 김택형은 곧바로 이어진 박건우와의 승부에서 폭투를 범해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SSG는 4-3으로 쫓기게 됐다.

하지만 김택형은 무너지지 않았다. 두산이 자랑하는 거포 듀오 김재환(33)과 양석환(30)을 연이어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김재호(36)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고 동점이 되는 걸 막았다.

SSG 랜더스 투수 김택형이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9회초 두산 박건우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9회초는 더 드라마틱했다. 1사 만루에서 대타 최용제(27)와 박건우(31)를 연이어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택형의 역투로 승리를 챙긴 SSG는 창단 첫해 가을야구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김택형은 박건우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 왼손을 불끈 쥐며 잠시 포효하기도 했지만 금세 힘이 빠진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팀 동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김택형을 둘러쌌지만 김택형은 모든 에너지가 빠져나간 얼굴이었다.

김택형의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 진행도 지연됐다. TV 중계 인터뷰가 없어 곧바로 취재기자들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SSG 구단은 ”김택형이 많이 지쳐 있어 조금만 추스르고 진행하겠다“는 양해를 구할 정도로 김택형은 자신의 모든 걸 쏟아낸 상태였다.

김택형은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뒤에도 숨을 몰아쉰 뒤 목을 축이고서는 잠시 책상에 얼굴을 묻고 엎드렸을 정도로 기진맥진한 모습이었다.

김택형은 경기 후 “이렇게 던진 적은 야구하면서 처음이었던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8회부터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는 미리 들었다. 어떻게 보면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마운드에 섰고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반드시 이겨야만 5강에 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어떻게든 두산을 잡는다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또 “9회말 1사 만루에서 최용제 선수를 상대할 때는 어떻게든 잡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재원 선배 미트만 보고 던졌다”며 “박건우 선배와의 대결은 처음에는 포크볼로 유인하려고 했는데 속지를 않아서 직구로 붙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SSG 랜더스 투수 김택형이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종료 후 수훈선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인천)=MK스포츠
김택형은 그러면서 두산과의 2018년 한국시리즈 6차전을 떠올렸다. 김택형은 당시 4-4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말 2사 1루에서 등판해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조수행을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팀의 끝내기 패배를 막았다. SSG는 이후 연장 13회 터진 한유섬(32)의 결승 솔로 홈런으로 통산 네 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김택형은 “마지막에 박건우 선배를 삼진으로 잡았을 때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을 때 느낌이었다”며 “그때보다 오늘이 (구위가) 더 좋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가운데만 보고 온 힘을 끌어모아서 던졌다. 다른 생각은 아예 안하고 무조건 막는다는 생각만 했다”며 “투구수가 많았지만 힘들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힘든 상황이 올수록 불펜투수들끼리 서로 더 뭉쳐서 힘이 난다. 서로 격려하면서 분위기가 더 좋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김지수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