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리커창 면전서 "대만과 바위처럼 단단한 약속"

이귀전 2021. 10. 29.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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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사진) 대만 총통의 미국 대만 방어 및 미군 주둔 발언으로 대만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미·중 갈등이 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리커창 중국 총리가 참석한 회의에서 직설적으로 중국을 비판하며 대만 편을 들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때 미국이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그렇게 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하며 양안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에 변화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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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미군 주둔 인정 파장
바이든, 동아시아정상회의 참석
"中 강압적 행동 깊이 우려" 압박
'전략적 모호성' 변화 조짐 뚜렷
中, 대만해협 등서 무력시위 지속
냉전시대 군비경쟁 재현 가능성
차이잉원(사진) 대만 총통의 미국 대만 방어 및 미군 주둔 발언으로 대만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미·중 갈등이 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리커창 중국 총리가 참석한 회의에서 직설적으로 중국을 비판하며 대만 편을 들었다. 미·중 수교 시 합의한 ‘하나의 중국’ 원칙에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온 미국의 정책 변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차이 총통이 미군이 대만에 주둔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대만 방어를 도울 것으로 “정말로 믿는다”고 밝힌 것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방어 약속’ 발언과 연관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때 미국이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그렇게 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하며 양안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에 변화를 시사했다. 미국은 그동안 대만에 대한 군사개입에 대해서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며 중국의 군사행동을 억지해왔다. 차이 총통의 이날 발언은 미국의 대만 방어 가능성을 공식화해 중국의 대만 침공을 제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이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대만을 되찾으려는 상황에서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할 경우 향후 미·중 관계에 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대만의 유엔 참여 문제, 미국 주재 대만대표부의 명칭 변경 등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불을 지핀 꼴이 된 것이다.

파장이 커지자 대만 추궈정 국방부장은 “미군은 평상시 대만군을 돕고 있다. 훈련을 돕기 위한 것으로서 이는 교류 범위에 해당한다”며 수습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더구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리 총리를 향해 “미국이 대만에 ‘바위처럼 단단한’ 약속을 했다”며 “우리는 대만해협에 걸쳐 중국의 강압적 행동을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중국 고위직 앞에서 직접적으로 대만 편을 든 것이다. 바이든 정부 들어 열린 미·중 간 회담에서 중국의 강성 발언 등이 부각됐는데, 이번엔 미국이 중국을 향해 날을 세웠다.

중국은 대만에 대한 물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차세대 무기 개발에 나서는 등 미·중 간 군사적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중국판 아파치’로 불리는 WZ-10 공격헬기 등 군용기 7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가 되돌아갔다. WZ-10 공격헬기는 대만 상륙작전을 공중에서 지원할 수 있다. 중국은 올 들어 약 680대의 군용기가 대만 서남부 ADIZ에 진입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 신화연합뉴스
중국 국방부는 28일 브리핑에서 “군은 당과 인민이 필요로 할 때 바로 참전할 수 있고, 싸우면 반드시 승리하도록 사명 담당을 강화하고 높은 경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극초음속 미사일 등 미국 타격이 가능한 무기 개발에 적극 나서는 중국에 대한 위기의식을 드러내며 미·중 간 냉전시대의 ‘군비경쟁’이 시작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우리가 본 것은 극초음속 무기 시스템 시험이라는 매우 중대한 사건”이라면서 “지금이(서방을 충격에 빠트렸던 소련의) 스푸트니크 순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것에 매우 가깝다고 생각한다. 우리 군을 진전시키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이귀전,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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