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 이석희 사장에 인텔 낸드 정상화 특명

이승훈,이윤재 2021. 10. 2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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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승인시 '인수후 통합' 착수
인텔 출신 이석희 적임 판단
미국 장기체류하며 낸드 집중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사진)이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사업부 인수 후 정상화 특명을 받았다. 미국에 1년의 절반 이상을 머무르면서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안정화에 주력하라는 것이다. 북미 사업 강화에 나선 SK그룹이 배터리에 이어 주력인 반도체 사업 강화에 나선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미국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와 관련된 중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인텔 낸드사업부를 90억달러(약 10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 1년간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심사 대상 8개 국가 가운데 7개 국가(미국 EU 한국 대만 브라질 영국 싱가포르)의 승인을 받았고, 현재 중국의 승인만 기다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당초 경쟁당국의 승인 완료 시점을 올해 말로 예상했지만 미·중 관계 악화로 심사가 지연되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말까지 규제 승인을 마치면 1차로 70억달러를 인텔에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사업과 중국 다롄 공장 자산을 SK하이닉스로 이전해 올 계획이다. 이후 2025년 3월에 나머지 20억달러를 인텔 측에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 관련 특허(IP), 연구개발(R&D) 인력 등 잔여 자산을 넘겨받기로 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중국 경쟁당국이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와 관련된 기업결합을 승인해주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승인 시에는 SK하이닉스의 어려움이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일단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애꿎은 한국에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낸드는 공급 업체가 많고 경쟁도 심해 중국 정부의 승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사업부 인수와 함께 이를 경영하는 별도 회사도 설립할 예정이다. 새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로는 현재 인텔 수석부사장 겸 낸드제품 총괄책임자를 영입했다.

인텔에서 낸드플래시를 총괄하던 책임자를 신설법인의 CEO로 내정한 것을 두고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인텔의 기존 고객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새 법인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둘 예정이며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폴란드, 영국 등 세계 전역에 걸쳐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삼성전자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로 뛰어오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34.0%로 1위다. SK하이닉스(12.3%)와 인텔(6.7%)을 단순 합친 시장점유율은 19.0%로 2위 업체인 키옥시아(18.3%)를 소폭 앞서게 된다.

SK그룹은 사업부 인수 후 안정화를 위한 전권을 이석희 사장에게 맡겼다. 이 사장은 2000~2010년 미국 인텔에서 공정 전문가로 일한 인텔맨이다. 지난해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추진 과정도 이 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의 미국행으로 SK하이닉스의 기존 사업은 당분간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북미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27일 미국 출장을 떠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현지 정치권을 포함한 주요 정재계 인사를 만나 SK그룹의 현지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반도체와 배터리, 에너지 등 그룹의 핵심 사업들이 북미 지역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만큼 미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는 전담 조직도 만들 예정이다. 현재 총괄 부회장으로는 유정준 E&S 부회장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 외에 미국 내 SK온의 배터리 사업 확장도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한편 SK는 지난 9월 서진우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위원장을 중국 담당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바 있다.

[이승훈 기자 /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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