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심미적 가치 중요" 2021시즌 한화 마케팅, 출발은 생각의 전환

장은상 기자 2021. 10. 2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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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라는 틀을 벗어나 '한화 이글스'라는 브랜드 자체에 집중했다.

프로야구단 마케팅의 새로운 길을 닦고 있는 한화는 어떤 이유로 '도전'을 택했을까.

그는 "야구단의 기능적 가치가 경기력이라고 하면, 심미적 가치는 그 외에 고객(야구팬)들이 한화 이글스 브랜드를 통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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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팝업 스토어. 스포츠동아DB
야구라는 틀을 벗어나 ‘한화 이글스’라는 브랜드 자체에 집중했다.

프로야구단 마케팅의 새로운 길을 닦고 있는 한화는 어떤 이유로 ‘도전’을 택했을까. 40년 가까이 야구단이라는 한계 속에서 진행돼온 프로야구단의 마케팅. 한화는 틀에 갇히길 거부하며 다른 일반기업들과 동일선상에서 ‘브랜딩’으로 승부를 보려고 한다.

올 3월 부임한 유상선 한화 디지털마케팅팀장은 이런 한화의 브랜딩 전략을 총괄하는 실무자다. 박찬혁 대표이사의 진두지휘 아래 세밀한 브랜딩 전략작업 모두가 그와 팀원들의 머리 속에서 나오고 있다.

프로야구단으로 이직한 뒤 유 팀장은 현재 구단의 마케팅 위기가 단순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모든 건 위기의식에서 출발했다. 시청률, 관중 등 모든 수치는 이미 감소세였다. 코로나19로 인해 감춰져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야구만 잘하면 되는 세상이 아니다. 야구단은 성적과는 별개로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브랜드 자체의 힘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팀장은 “제품과 서비스를 넘어 ‘가치’까지 판매하는 시기다. 그런데 야구단은 그 중에서도 ‘심미적 가치’의 중요성을 아직 덜 인지한 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단의 기능적 가치가 경기력이라고 하면, 심미적 가치는 그 외에 고객(야구팬)들이 한화 이글스 브랜드를 통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KBO리그는 ‘볼파크’의 개념이 메이저리그에 비해 떨어진다. 야구에만 집중하는 시간을 전후로 팬들이 경기장에서 2~3시간만 더 알차게 보낼 수 있다면, 그건 곧 구단의 브랜드 가치 상승과도 직결된다”고 덧붙였다.

한화 이글스 팝업 스토어에 전시된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 스포츠동아DB
한화는 구단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올해를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경영’ 출발의 원년으로 삼았다. 유 팀장은 이 중에서도 연고지와 협업을 통한 ‘Social’ 부문을 강조했다. 그는 “독수리 맥주 같은 경우 서울의 대형 업체들과도 협업을 생각했지만, 지역상생을 위해 비교적 소규모 업체인 ‘금강브루어리’와 손을 잡았다. 프로야구단의 근간은 연고지다. 산업화 업그레이드를 위해선 지역경제와 시너지가 필수”라고 밝혔다.

MZ 세대가 한화 이글스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도 마련했다. 대전역에서 5분 거리의 소제동에 팝업 스토어를 열어 신규 팬 확보에도 힘썼다. 유 팀장은 “이제는 야구단이 MZ 세대의 일상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를 위한 첫 제품이 맥주였다. 향후에는 커피, 골프 등 다양한 방면으로 브랜드 확장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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