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FA'..퓨처스 FA 제도 오히려 후퇴했다
[스포츠경향]
KBO는 지난해 12월 실행위원회를 통해 2차 드래프트 폐지를 결정했다. 2011년 제도 도입 때 신규 구단 창단에 따른 퓨처스 자원 재배분이 명분이었으나 NC가 1위, KT가 2위를 하게 됐으니 더 이상 실효가 없다는게 이유였다. 2023시즌 신인부터 전면 드래프트가 도입되기 때문에 서울 연고 팀의 유리함이 사라졌다는 주장도 서울 연고팀들이 폐지에 적극 나선 배경이다.
바로 폐지될 것 같았던 2차 드래프트는 선수 직업 자유 제한 등 여론이 나빠지자 결정이 보류됐다. 제도 개선 방안을 고민했고 지난 26일 이사회를 통해 퓨처스리그 FA 제도 도입이 결정됐다. 2차 드래프트는 없애기로 했다.
1군 등록일 수 60일 이하 시즌이 7시즌에 도달하면 FA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는 것이 골자다. 주전이 되지 못한 채 오랫동안 유망주로 남은 선수들에게 다른 팀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분명 나아진 제도는 맞지만 여전히 ‘허들’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무늬만 FA’라는 주장이 나온다. 오히려 2차 드래프트보다 후퇴했다는 평가다.
■사실상 10시즌 FA
미국야구에서 시행되는 마이너리그 FA 제도 역시 7시즌 동안 빅리그 콜업이 되지 않을 경우 FA 자격이 주어진다.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KBO리그에는 ‘병역 문제’가 존재한다. 상무의 치열한 경쟁률을 고려하면 마이너리그 FA 제도 수혜 선수들은 현역 복무 가능성이 높다. 7시즌이 아니라 사실상 9시즌을 보내야 자격을 얻는다. 그 중에 한 시즌이라도 60일 이상 등록된다면 FA 자격은 한 시즌 더 늦춰진다. 서른 넘은 ‘노망주’의 가치는 FA 보다 방출쪽에 더 가깝다.
■신청자체가 부담, 자동 취득 돼야
신설된 퓨처스리그 FA 제도는 기존 FA 제도와 마찬가지로 한국시리즈 종료 뒤 FA 자격을 갖춘 선수를 공시하고, 이 선수들이 FA 자격을 신청해 승인 받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한국은퇴선수협회 관계자는 “1군에서 뛴 선수들도 FA 신청 여부를 두고 구단 눈치를 보는 게 현실이다. 하물며 퓨처스 선수가 신청을 하라는 건 말도 안된다”며 “신청을 했다가 괜히 찍히면 FA가 아니라 바로 은퇴다”라고 말했다. 신청 뒤 승인 방식이 아니라 조건을 갖추면 자동으로 FA 자격이 주어지는 방식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FA인데 연봉 제한이라니
퓨처스리그 FA가 되더라도 연봉은 전해 연봉의 100%를 초과할 수 없고, 계약금도 불가능하다. 자유계약선수인데 연봉에는 자유가 없다. 한 야구 관계자는 “복수 구단이 한 선수 영입을 위해 경쟁한다면, 연봉도 같은데 추첨이라도 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전형적인 ‘경쟁 회피’ 장치이고 KBO리그의 고질적 병폐다.
■보상금의 근거가 없다
KBO 이사회는 퓨처스리그 FA 제도에도 전해 연봉의 100%를 보상금으로 규정했다. FA 보상금은 FA 선수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 준 원 소속구단의 노력에 대한 대가다. 하지만 퓨처스 FA는 거꾸로 오랫동안 보류권을 유지했음에도 제대로 성장시키지 못했거나, 기회를 제대로 주지 않은 것에 대한 대가다. 구단이 보상금을 받을 이유도 근거도 없다. 되려 방출 가능 선수를 보상금을 받으려 묶어두는 잘못된 인센티브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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