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3단 엔진 왜 멈췄을까?" 원인 다각적 분석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2021. 10. 29. 03:02
엔진 자동 정지, 왜?
시험발사선 엔진문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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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힘으로 개발한 첫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1일 발사됐지만 미완의 성공에 그쳤다. 발사 당일 성공적으로 발사됐고 고도 700km까지 올라갔지만 3단 엔진의 연소시간이 목표한 시간보다 모자라 위성을 궤도에 정상 속도로 투입하지 못했다. 3단에 설치된 7t급 액체 엔진의 연소가 조기에 종료된 원인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 추정에 머물고 있다.
엔진의 연소가 조기 종료되기 전 산화제 탱크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떨어진 신호가 포착됐고, 엔진 출력이 기준치 이하로 감소해 엔진이 스스로 멈췄다는 정도가 현재까지 공식 확인된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누리호 3단의 산화제 탱크 압력 저하 원인으로 가압시스템 이상 등 다양한 원인을 꼽고 있다.
○3단 엔진 출력 감소로 자동 정지
누리호는 1.5t의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km의 지구저궤도에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2010년부터 개발이 추진됐다. 독자 기술로 확보한 75t급 액체엔진 4기를 묶어 300t의 추력을 내는 1단 엔진을 비롯해 2단 엔진(75t급 액체엔진 1기), 3단 엔진(7t급 액체엔진 1기)으로 구성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초기 분석에 따르면 누리호는 비행 당시 3단 엔진의 출력 부족으로 연소가 조기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 출력이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면서 가속도도 감소했고 이상 징후를 파악한 관성항법유도장치(INGU)가 3단 엔진을 자동으로 정지시킨 것이라는 분석이다. INGU는 누리호에 설치돼 비행을 컨트롤하는 컴퓨터다.
전문가들은 엔진 출력 감소 원인으로 꼽힐 수 있는 요소가 무수히 많아 종합적인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고 말한다. 허환일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엔진 연소압이 감소했거나 공급되는 추진제(연료, 액체산소)의 양이 일정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항우연을 비롯해 여러 전문가들은 추진제가 일정하게 공급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항우연 관계자는 “22일 오전 진행된 ‘누리호 1차 발사 퀵리뷰’에서 계측된 일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단 엔진 연소 당시 산화제(액체산소) 탱크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3단 엔진 연소 구간은 중력이 거의 없어 산화제를 엔진으로 보내려면 3∼4기압의 압력이 가해져야 하는데 이보다 압력이 떨어지면서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누리호 3단부 산화제 탱크의 가압시스템은 산화제 탱크 내부에 충전된 헬륨가스가 압력을 높이도록 구성된다. 이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면 산화제가 누설됐거나 충분한 압력으로 공급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가압시스템이 정상 작동했다면 산화제 문제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의섭 전북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희박한 가능성이지만 가압시스템이 정상이라면 산화제가 비정상적으로 줄어들었을 수 있다”고 했다.
○다양한 데이터 분석 필요… 이르면 다음 주 원인 나올 듯
누리호 시험 발사 실패 원인 분석은 원격송수신장치인 ‘텔레메트리’를 통해 수집한 초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누리호에는 총 5개의 텔레메트리가 있는데, 개별 데이터를 발사 시퀀스에 따른 시간대에 맞춰 하나로 합치는 작업을 마쳤다. 1000종에 이르는 상세 계측데이터는 현재 분석을 위해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각 담당 부서에 전해졌다. 각 부서에서 분석 후 통합 회의를 통해 이르면 11월 첫 주에는 좀 더 정확한 원인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항우연은 당초 3단에 설치된 7t 액체 엔진의 오작동과 결함 가능성을 낮게 봤다. 지상에서 이뤄진 7t 액체 엔진 연소 시험에서 단 한 차례도 같은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항우연은 8월까지 총 93회, 누적 연소시험 1만6925.7초에 이르는 연소시험을 진행했다. 다만 실제 우주환경에서 실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엔진 오작동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장영순 항우연 발사체체계개발부장은 “3단 엔진에 생긴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해 기초 분석 작업에 착수한 상태”라며 “이 작업이 진행돼야 정확한 원인을 추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분석 결과에 따라 탱크 문제로 판명되면 엔진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3단 엔진의 가압시스템 설계 변경이 필요할 경우 내년 5월로 예정된 누리호 2차 발사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3단 엔진 연소 시험과 단 분리 인증 시험을 새로 거치는 데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항우연 연구원과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발사조사위원회 구성을 준비해 원인을 더 정확히 규명하고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우주발사체는 시험 비행을 통해 기술적 보완을 거치게 된다”며 “어떤 우주발사체든 여러 번의 발사를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여러 시스템을 안정화하는 건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라고 말했다. 누리호는 약 6873억 원을 들인 고도화사업을 통해 내년 발사 외에도 2027년까지 네 차례 추가 발사가 예정돼 있다.
엔진의 연소가 조기 종료되기 전 산화제 탱크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떨어진 신호가 포착됐고, 엔진 출력이 기준치 이하로 감소해 엔진이 스스로 멈췄다는 정도가 현재까지 공식 확인된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누리호 3단의 산화제 탱크 압력 저하 원인으로 가압시스템 이상 등 다양한 원인을 꼽고 있다.
○3단 엔진 출력 감소로 자동 정지
누리호는 1.5t의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km의 지구저궤도에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2010년부터 개발이 추진됐다. 독자 기술로 확보한 75t급 액체엔진 4기를 묶어 300t의 추력을 내는 1단 엔진을 비롯해 2단 엔진(75t급 액체엔진 1기), 3단 엔진(7t급 액체엔진 1기)으로 구성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초기 분석에 따르면 누리호는 비행 당시 3단 엔진의 출력 부족으로 연소가 조기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 출력이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면서 가속도도 감소했고 이상 징후를 파악한 관성항법유도장치(INGU)가 3단 엔진을 자동으로 정지시킨 것이라는 분석이다. INGU는 누리호에 설치돼 비행을 컨트롤하는 컴퓨터다.
전문가들은 엔진 출력 감소 원인으로 꼽힐 수 있는 요소가 무수히 많아 종합적인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고 말한다. 허환일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엔진 연소압이 감소했거나 공급되는 추진제(연료, 액체산소)의 양이 일정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항우연을 비롯해 여러 전문가들은 추진제가 일정하게 공급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항우연 관계자는 “22일 오전 진행된 ‘누리호 1차 발사 퀵리뷰’에서 계측된 일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단 엔진 연소 당시 산화제(액체산소) 탱크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3단 엔진 연소 구간은 중력이 거의 없어 산화제를 엔진으로 보내려면 3∼4기압의 압력이 가해져야 하는데 이보다 압력이 떨어지면서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누리호 3단부 산화제 탱크의 가압시스템은 산화제 탱크 내부에 충전된 헬륨가스가 압력을 높이도록 구성된다. 이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면 산화제가 누설됐거나 충분한 압력으로 공급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가압시스템이 정상 작동했다면 산화제 문제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의섭 전북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희박한 가능성이지만 가압시스템이 정상이라면 산화제가 비정상적으로 줄어들었을 수 있다”고 했다.
○다양한 데이터 분석 필요… 이르면 다음 주 원인 나올 듯
누리호 시험 발사 실패 원인 분석은 원격송수신장치인 ‘텔레메트리’를 통해 수집한 초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누리호에는 총 5개의 텔레메트리가 있는데, 개별 데이터를 발사 시퀀스에 따른 시간대에 맞춰 하나로 합치는 작업을 마쳤다. 1000종에 이르는 상세 계측데이터는 현재 분석을 위해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각 담당 부서에 전해졌다. 각 부서에서 분석 후 통합 회의를 통해 이르면 11월 첫 주에는 좀 더 정확한 원인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항우연은 당초 3단에 설치된 7t 액체 엔진의 오작동과 결함 가능성을 낮게 봤다. 지상에서 이뤄진 7t 액체 엔진 연소 시험에서 단 한 차례도 같은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항우연은 8월까지 총 93회, 누적 연소시험 1만6925.7초에 이르는 연소시험을 진행했다. 다만 실제 우주환경에서 실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엔진 오작동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장영순 항우연 발사체체계개발부장은 “3단 엔진에 생긴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해 기초 분석 작업에 착수한 상태”라며 “이 작업이 진행돼야 정확한 원인을 추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분석 결과에 따라 탱크 문제로 판명되면 엔진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3단 엔진의 가압시스템 설계 변경이 필요할 경우 내년 5월로 예정된 누리호 2차 발사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3단 엔진 연소 시험과 단 분리 인증 시험을 새로 거치는 데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항우연 연구원과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발사조사위원회 구성을 준비해 원인을 더 정확히 규명하고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우주발사체는 시험 비행을 통해 기술적 보완을 거치게 된다”며 “어떤 우주발사체든 여러 번의 발사를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여러 시스템을 안정화하는 건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라고 말했다. 누리호는 약 6873억 원을 들인 고도화사업을 통해 내년 발사 외에도 2027년까지 네 차례 추가 발사가 예정돼 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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