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재미 잡는다"..펀슈머 마케팅에 힘 싣는 식품업계

김동현 2021. 10. 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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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식품업계가 '펀슈머'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품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찾고 공유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성향을 반영한 행보다. 높은 화제성과 더불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펀슈머 마케팅이 적극 전개되는 이유로 꼽힌다.

식품업계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이색 협업에서부터 독특한 네이밍, 감성적인 콘텐츠 등 펀슈머 공략을 위한 카드를 속속 꺼내드는 모습이다.

"먹거리와 게임의 특별한 만남"…이종산업간 협업 활발

펀슈머 마케팅의 일환인 컬래버레이션은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식품업계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친숙한 게임 캐릭터를 제품 패키지에 담는 것을 물론이고 협업 상품 출시 또는 게임에서 사용 가능한 아이템, 머니 증정 행사 등을 통해 게임 유저를 모시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뚜기가 대표적이다. 오뚜기는 지난 7월 색다른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넥슨과 손을 잡았다. 진라면과 모바일 레이싱 게임인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카러플)의 만남이 성사된 것이다.

오뚜기는 기존의 진라면 패키지 디자인에 카트라이더의 대표 캐릭터를 적용한 '진라면 X 카러플' 용기면과 컵면을 새롭게 선보였다. '진라면 매운맛'에는 '배찌'를, '진라면 순한맛'에는 '다오'를 그려 넣어 재미를 더했다.

이번 협업은 매출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오뚜기는 지난 7월까지 진라면 용기면·컵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동기와 비교해 29.4% 신장한 수치다.

농심도 게임 유저를 겨냥한 상품을 최근 출시했다. 일부 PC방에서는 너구리에 카레를 넣어 먹는 카구리를 팔았고 농심은 이 제품이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는 것에 착안, 실제 제품으로 출시했다.

카구리는 카레로 색다른 국물맛을 구현하되 오동통하고 쫄깃한 면발과 너구리의 상징인 다시마, 너구리 모양의 어묵 등 기존 너구리의 특징은 그대로 살린 제품이다.

'열라짬뽕', '표문막걸리'…호기심 자극하는 네이밍 눈길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독특한 네이밍도 관심을 모은다.

오뚜기는 최근 자사 스테디셀러인 '열라면'과 '진짬뽕'을 조합한 '열라짬뽕'을 출시했다. '열라짬뽕'은 '열라면'의 하늘초 매운맛과 해물, 야채를 우려낸 '진짬뽕'의 진한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짬뽕라면이다.

이외에도 오뚜기는 '열라면'과 '참깨라면'의 맛을 결합한 '열려라 참깨라면', '열라면'의 매운맛을 만두로 구현한 '열라만두' 등 기존 제품명을 적절하게 활용해 감각적인 네이밍을 선보이고 있다.

한강주조가 대한제분의 밀가루 브랜드 곰표와 협업해 내놓은 '표문막걸리'도 네이밍 마케팅 성공 사례로 꼽힌다. 표문은 '곰표'를 뒤집어 표기한 것으로, 옛날 술로만 여겨지던 막걸리의 이미지를 뒤집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품은 국내산 밀누룩의 풍부한 맛과 햅쌀 본연의 단맛을 느낄 수 있는 무감미료 막걸리로 올 4월 첫 라이브커머스 판매에서 준비된 물량 800병이 방송 2분 만에 완판되는 성과를 얻었다.

웃음과 공감 자아내는 '웹드라마' 주목

M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웹드라마 형식을 빌려 '보는 재미'를 전달하기도 한다. 지난해 풀무원은 자체 제작 웹드라마 '프로젝트 얄피'를 공개했다.

신제품 만두 개발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코믹 드라마로 자사 캐릭터 '얄피'와 '교자'를 활용해 젊은 직장인들이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를 재치 있게 풀어내 호응을 얻었다.

코카콜라의 RTD 커피 브랜드 조지아는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새로운 웹드라마 '쿨내진동자야, 콜드브루를 마셔라'를 공개했다. 이는 지난 4월 공개한 '듀얼인격자야, 듀얼브루를 마셔라'의 후속편이다.

배우 다니엘 헤니와 공승연이 주인공으로 출연해 '조지아 크래프트 콜드브루'의 깔끔한 맛과 부드러운 목 넘김을 흥미로운 스토리로 풀어냈다.

업계 관계자는 "색다른 경험과 재미를 선사하는 펀슈머 마케팅은 브랜드 이미지 환기와 소비자 접점 확대에 있어 효과적인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식품업계의 다양한 시도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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