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관광지 오키나와 바다 뒤덮은 연회색 돌멩이의 정체는

해저화산 분화로 생긴 경석이 뒤덮인 일본 바다. /@Masayuki_Woods 트위터

일본 최남단 유명 관광지인 오키나와 앞바다가 연회색 돌멩이들로 뒤덮였다. 두 달 전 필리핀해 해저화산 분화로 생긴 경석(輕石)이 해류를 타고 일본 열도 쪽으로 떠밀려와 생긴 현상이다.

28일 요미우리 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8월 13일 태평양 필리핀해에 위치한 일본령 오가사와라 제도 부근의 해저화산 후쿠토쿠오카노바에서 대규모 분화가 발생했다. 1945년 이후 육·해상을 통틀어 일본 최대 규모의 분화로 분석됐으며, 당시 화구에서 수면을 뚫고 나온 연기는 성층권인 16~19㎞까지 피어올랐다.

경석과 화산재 등 분출물도 최소 1억㎥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석은 화산에서 분출한 용암이 갑자기 식으면서 생긴 구멍 난 돌이다. 부서지기 쉬운 이 돌은 바닷물에 실려 장기간 표류하는 동안 크기가 수㎝로 줄면서 육지에 닿거나 결국에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다.

일본 오키나와 바다. 대량의 경석이 밀려들고 있다. /@HeavenLily168 트위터

이번 분화로 발생한 경석은 해류를 타고 두 달 만에 오키나와 본섬과 가고시마현 낙도 지역에 대량으로 밀려들었다. 분화 지역에서 서쪽으로 약 1300㎞ 떨어진 지점이다. 문제는 경석 부스러기를 삼킨 양식장 물고기가 폐사하고, 선박 엔진이 고장을 일으키는 등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대량의 경석이 태평양 연안의 원자력발전소 냉각수 취수 설비 가동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인근에 원전을 둔 운영업체를 상대로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위터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도 경석으로 뒤덮인 바다를 촬영해 상황을 공유한 글이 잇따르고 있다. 네티즌들은 “돌멩이가 파도를 치고 있다” “주민들이 포대자루에 돌멩이를 담아 버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