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은 거기서 거긴데 포장만 달라..'콜라보'판 된 수제맥주 시장

김아름 2021. 10. 28.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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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맥주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소맥용' 국산 맥주와 수입맥주가 양분하던 시장에 편의점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콜라보 수제맥주'가 끼어들면서 맥주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것이다.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에 한 몫을 한 것은 곰표 밀맥주로 대표되는 '콜라보 맥주'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수제맥주는 대기업이 위탁 생산을 맡고 있어 '수제'라고 부르기 어려울 것 같다"며 "최근의 수제맥주 시장 트렌드가 맛보다는 마케팅에 집중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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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점의 수제맥주 코너. <BGF리테일 제공>

국내 맥주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소맥용' 국산 맥주와 수입맥주가 양분하던 시장에 편의점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콜라보 수제맥주'가 끼어들면서 맥주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편의점들의 '콜라보 맥주'가 기존 맥주와 맛에서는 큰 차이가 없으면서 패키지만 고급화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2017년 43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1180억원으로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최근엔 수제맥주가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잡으면서 시장 규모가 2023년까지 3700억원대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에 한 몫을 한 것은 곰표 밀맥주로 대표되는 '콜라보 맥주'다. CU가 세븐브로이, 대한제분과 함께 선보인 곰표 밀맥주는 한 때 품귀 현상까지 일으키며 CU 내 전체 맥주 매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곰표 밀맥주가 대성공을 거두자 경쟁사들도 뒤따라 '이색 콜라보 맥주' 릴레이를 펼쳤다. 이전부터 경복궁·광화문 등 국내 랜드마크를 이미지화한 수제맥주들을 선보여 왔던 GS25는 금성맥주와 노르디스크맥주를 선보였고 세븐일레븐은 유동골뱅이맥주와 쥬시후레쉬맥주, 스피아민트맥주 등을 내놨다. 이마트24도 계열사 야구팀인 SSG와 협업해 'SSG랜더스 라거'를 출시했다.

수제맥주 시장이 성장하며 주요 수제맥주 기업들의 상장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맥주가 올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고 '곰표 밀맥주'의 세븐브로이는 내년 하반기 IPO를 추진 중이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와 카브루도 상장을 준비 중이다. 그야말로 '수제맥주의 시대'라 부를 만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제맥주 기업들이 편의점, 식품기업 등과 지나치게 많은 콜라보 제품을 선보이며 수제맥주의 매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차별화된 맛을 강조하기보다는 어느 기업과 콜라보를 했는지, 패키지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등 외적인 마케팅 요소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대형 맥주 제조사인 하이트진로의 경우 현재 테라와 하이트, 맥스, 스타우트, S, 필굿 등 6개 브랜드만 생산하고 있다. 오비맥주도 자체 개발 맥주는 카스와 한맥, 오비라거, 카프리, 필굿 등 5종에 불과하다.

편의점의 '4캔 1만원' 정책이 차별화된 수제맥주 개발의 걸림돌이라는 주장도 있다. 사실상 원가에 상한선이 걸리면서 개성있는 맥주를 만들기보다는 편의점 맥주 코너에서 선택받을 만한, 무난한 맛의 맥주를 만드는 데 집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수제맥주는 대기업이 위탁 생산을 맡고 있어 '수제'라고 부르기 어려울 것 같다"며 "최근의 수제맥주 시장 트렌드가 맛보다는 마케팅에 집중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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