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홍남기 또 꺼낸 집값 고점론, 희망 고문 언제까지 할 텐가

2021. 10. 28.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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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당국자들이 다시 집값 고점론을 띄우고 있다.

홍 부총리는 올 3월 "2·4대책 이후 매매·전세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고 했지만 6개월간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런데 기획재정부는 내년 수도권 집값이 올해보다 5% 이상 오를 것으로 보고 나라 살림을 짰다.

문재인정부는 20여 차례에 걸친 헛발질 대책으로 부동산 거품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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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2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 당국자들이 다시 집값 고점론을 띄우고 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어제 “최근 주택시장이 과열국면에서 벗어나 안정세로 전환되고 있다”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그제 “상승세가 주춤하고 시장 심리 변화 조짐이 점차 뚜렷해지는 모습”이라며 “지금은 부동산 시장 안정의 중대한 기로”라고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8월 말 이후 7주째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중 유동성과 수급 상황 등에 비춰볼 때 고점론을 거론하기는 이르다.

이런 부동산 관련 식언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홍 부총리는 올 3월 “2·4대책 이후 매매·전세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고 했지만 6개월간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6, 7월에도 “아파트 가격지표가 최고수준에 근접하거나 넘어섰다”며 추격매수를 자제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기획재정부는 내년 수도권 집값이 올해보다 5% 이상 오를 것으로 보고 나라 살림을 짰다. 경제수장이 희망 고문을 반복하며 시장혼란을 부추기는 형국이다. 국민을 속였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오죽하면 홍 부총리에게 ‘양치기 소년’이라는 새 별명이 생겼을까.

문재인정부는 20여 차례에 걸친 헛발질 대책으로 부동산 거품을 키웠다. 4년 내내 다주택자를 투기세력으로 몰아 대출억제와 세금폭탄 등 징벌적 규제를 쏟아냈으나 핵심인 주택공급 문제는 나 몰라라 했다. 집값이 잡힐 리 없다. 외려 매물부족, 전·월세 인상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풍선효과로 집값 상승세가 전국으로 퍼졌다.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비리에서 보듯 경기도 곳곳에서 부동산 투기꾼들이 막대한 개발이익을 독식하는 사례까지 속출했다. 정부가 거대한 투기판을 깔아준 것 아닌가. 미친 집값 탓에 청년과 서민의 좌절과 고통은 커지고 대형토건비리에 여론의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문재인 대통령은 얼마 전 시정연설에서 “부동산 문제는 최고의 민생문제이면서 개혁과제”라고 했다. 부동산참사에 대해 반성이나 사과는 없었다. 이러니 무도, 무능, 무치 ‘3무 정권’이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것 아닌가. 정부신뢰를 복원하는 게 급선무다. 국민 앞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관련자들의 책임을 엄중히 추궁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책 기조를 반시장적인 수요억제에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등 공급확대 위주로 전환하기 바란다. 징벌적 부동산 세제를 정상화하는 일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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