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속 무실점 승' 웨스트 햄, 맨시티마저 탈락시키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10. 28. 22:3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웨스트 햄, 맨시티전 승부차기 끝에 승
▲ 웨스트 햄, 최근 4경기 무실점 전승
▲ 웨스트 햄, 맨유-맨시티 연달아 꺾고 리그컵 8강행
▲ 최근 리그컵 6시즌 우승 맨시티(5회)-맨유(1회) 독식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최근 3경기 무실점 연승 행진을 이어오던 웨스트 햄이 리그컵 최강자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를 무실점 끝에 승부차기에서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웨스트 햄이 런던 스타디움 홈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21/22 시즌 리그컵 4라운드에서 승부차기 스코어에서 5-3으로 승리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웨스트 햄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안드레이 야르몰렌코가 깜짝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나섰고, 마누엘 란시니를 중심으로 아르투르 마수아쿠와 니콜라 블라시치가 좌우에 서면서 이선 공격 라인을 형성했다. 토마스 수체크의 수비형 미드필더 파트너로 베테랑 마크 노블이 선발 출전했고, 아론 크레스웰과 벤 존슨이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이사 디오프와 크레익 도슨이 중앙 수비 라인을 구축했고, 골문은 알폰스 아르벨로아 골키퍼가 지켰다. 토트넘과의 주말 경기와 비교하면 수체크와 크레스웰, 존슨 3명을 제외하면 전원 로테이션을 돌린 웨스트 햄이다.

물론 맨시티 역시 주전 선수들이 대거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최전방 공격수로는 유스 출신 미드필더 콜 팔머가 깜짝 선발 출전했다. 주말 브라이턴전과 비교하면 미드필더 일카이 귄도안과 오른쪽 측면 수비수 카일 워커를 제외하면 전원 로테이션을 돌린 맨시티이다.

다만 기본적으로 웨스트 햄 백업과 맨시티 백업의 질적 차이는 날 수 밖에 없다. 맨시티는 비록 주말 브라이턴전에 휴식 차원에서 선발로 출전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에이스 케빈 데 브라이너와 최근 2경기에서 3골을 몰아넣은 리야드 마레즈는 물론 라힘 스털링과 존 스톤스, 올렉산드르 진첸코 같은 쟁쟁한 스타 선수들이 리그컵에 선발로 나섰다. 확실하게 백업으로 분류되는 선수는잭 스테픈 골키퍼와 멀티 수비수 나단 아케에 더해 베테랑 페르난지뉴와 유망주 팔머 밖에 없었다.

웨스트 햄 vs 맨시티 선발 라인업 및 포메이션(Powered by OPTA)
당연히 경기 내용적인 측면에선 맨시티가 크게 우위를 점했다. 점유율에선 64대36으로 앞섰고, 슈팅 숫자에선 25대7로 4배 가까이 많았다. 코너킥 역시 9대2로 웨스트 햄을 압도한 맨시티였다.

하지만 웨스트 햄은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돌리고도 짜임새 있는 조직력을 자랑하며 맨시티의 공세를 무실점으로 제어해냈다. 특히 25분경까지는 맨시티에게 단 한 번의 슈팅조차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수비를 과시했다. 맨시티는 전반전 내내 유효 슈팅이 단 1회에 그쳤을 정도로 웨스트 햄의 짠물 수비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맨시티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워커를 빼고 주앙 칸셀루를 교체 출전시켰다. 맨시티가 후반 11분경 스털링의 슈팅을 시작으로 5분 사이에 슈팅 4회(후반 12분 데 브라이너, 후반 13분 스톤스, 후반 16분 마레즈)를 유효 슈팅으로 가져가자 웨스트 햄은 후반 17분에 야르몰렌코와 블라시치, 마수아쿠를 빼고 제로드 보웬과 사이드 벤라흐마, 파블로 포르날스로 이어지는 주전 선수들을 동시에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이후 10분 사이에 양 팀의 슈팅이 단 2회(웨스트 햄과 맨시티 1회씩)에 그칠 정도로 소강 상태에 접어들자 맨시티는 후반 27분경에 마레즈를 대신해 필 포든을 교체 출전시킨 데 이어 후반 31분경엔 팔머를 빼고 가브리엘 제수스를 투입하며 주전급 선수들을 가동했다.

제수스가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오자 웨스트 햄은 후반 37분경에 란시니를 빼고 부상에서 복귀한 오른쪽 측면 수비수 블라디미르 쿠팔을 교체 출전시키면서 수비수 5명을 배치하며 잠그기에 나섰다. 맨시티가 곧바로 데 브라이너 대신 잭 그릴리시를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모색했으나 후반 38분경 진첸코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과 추가 시간 3분(90+3분)경 스털링의 헤딩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양 팀의 경기는 0-0으로 마무리됐다.

결국 양 팀의 승패는 승부차기에서 결정됐다. 웨스트 햄은 5명의 페널티 키커들이 모두 골을 성공시킨 가운데 맨시티는 첫번째 키커로 나선 포든이 실축하는 우를 범했다. 이대로 웨스트 햄이 승부차기 스코어에서 5-3으로 승리하며 리그컵 8강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맨시티가 어떤 팀인가? 2015/16 시즌을 시작으로 최근 6시즌 중 2016/17 시즌을 제외한 5시즌을 리그컵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펩 과르디올라 감독 하에서 4연패(2017/18, 2018/19, 2019/20, 2020/21)를 달리며 리버풀과 함께 리그컵 최다 우승 공동 1위에 올라섰다. 우승 기록을 2013/14 시즌까지로 확장하면 최근 8시즌 동안 6회 우승을 독식하며 리그컵 최강자로 군림한 맨시티였다.

하지만 웨스트 햄은 리그컵을 독식하던 맨시티의 아성을 꺾으며 8강에 진출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웨스트 햄이 리그컵 3라운드에서 꺾은 팀이 바로 2016/17 시즌 우승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는 데에 있다. 즉 리그컵 3라운드와 4라운드에서 최근 6시즌 동안 리그컵 우승을 차지했던 팀들을 도장깨기 하듯 꺾고 8강에 오른 셈이다.


웨스트 햄은 이 경기 이전까지 공식 대회 3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이어오고 있었다. 이번에 맨시티마저 비록 승부차기라고는 하지만 무실점 끝에 꺾고 8강에 진출하면서 공식 대회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특히 웨스트 햄 유스 출신 만 21세 오른쪽 측면 수비수 벤 존슨의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웨스트 햄은 그가 선발 출전한 공식 대회 6경기(프리미어 리그 2경기, 리그컵 2경기, 유로파 리그 2경기)에서 모두 무실점 전승을 기록 중에 있다. 이번 맨시티전에서도 그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회의 걷어내기에 더해 가로채기 1회와 태클 1회, 슈팅 차단 1회를 기록하면서 수비적으로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무엇보다도 볼 경합 승률은 100%였다. 이에 웨스트 햄 핵심 미드필더 데클란 라이스는 SNS를 통해 '벤 존슨, 충분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렇듯 웨스트 햄은 짠물 수비를 자랑하면서 리그컵 최강자 맨시티마저 꺾고 8강에 진출했다. 프리미어 리그(이하 PL)에서도 5승 2무 2패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마지노선인 4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고, 유로파 리그 32강 조별 리그 역시 3전 전승으로 H조 1위를 독주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웨스트 햄은 주전과 비주전 차이가 크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됐으나 여름 이적 시장에서의 준수했던 영입(주전 수비수인 커트 주마를 비롯해 블라시치, 도슨, 아레올라, 그리고 알렉스 크랄을 영입해 선수단을 강화했다)에 더해 존슨 같은 유망주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한단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데이빗 모예스 감독의 강력한 지도력이 빛을 발하면서 후보 선수들이 나설 때도 짜임새있는 조직력을 자랑하고 있다. 웨스트 햄의 지난 시즌 호성적(2019/20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PL 16위에 그쳤으나 지난 시즌엔 6위로 대폭 상승)은 반짝이 아닌 현재 진행형이다.

Copyright © 골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