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같은 실책' 김강민 선배의 미안함 읽은 김택형의 '혼신의 48구' [스경X히어로]
[스포츠경향]
자칫 자멸할 수도 있었다.
4-2로 앞선 무사 1루. 두산 페르난데스의 타구가 가운데 담장 가까이로 높이 떠올랐다. SSG 중견수는 ‘짐승 수비’를 자랑하는 베테랑 김강민. 여유 있게 낙구 지점을 포착하는 듯한 순간, 일이 터졌다. 1루주자의 2루 태그업을 생각했는지 빠르게 송구동작으로 이어가려다 시선을 잠시 놓친 틈에 타구를 글러브에 정확히 넣지 못하고 떨어뜨렸다.
순식간에 무사 2·3루. 28일 문학 두산-SSG전은 그렇게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두산이 승리하면 4위를 확정하는 경기였다. SSG는 진다면 5위조차 장담이 어려웠다. 8회 마운드에 오른 SSG 마무리 김택형으로서는 심리적으로 무너질 수 있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김택형은 폭투로 3루주자에 홈을 내주고 타석의 박건우를 볼넷으로 다시 내보냈지만, 더욱 집중하며 추가 실점 없이 위기를 벗어났다. 4번 김재환과 5번 양석환을 연속 돌려세우고 김재호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내 4-3 리드를 지키며 이닝을 넘겼다.
4-3으로 이어진 9회에도 1사 만루의 위기. 김택형은 최용제를 삼진 처리한 뒤 박건우와 승부에서도 볼카운트 3-2까지 몰린 가운데 빠른 공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날 경기의 48구째 공, 패스트볼 구속은 146㎞가 찍혔다.
김택형은 경기 뒤 인터뷰실에 들어온 테이블에 잠시 엎드리며 장난기를 살짝 담아 힘든 기색을 내보이기도 했다. 곧이어 “이날 경기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SSG는 이날 경기를 놓쳤다면 5위 와일드카드까지 위험한 상황이었다.
김택형은 8회가 끝난 뒤 멀리 외야에서 걸어들어오는 김강민 선배를 맞이하기도 했다. 김택형은 “김강민 선배가 미안한 마음이 클 것이라는 걸 알 것 같았다. ‘미안하다’는 말씀도 해주셨는데, 그래서 더 온힘을 다해 던졌다”고 말했다.
9회 3번째 아웃카운트로 박건우를 삼진 처리할 때는 미트만 보고 던졌다. 김택형은 “그냥 가운데 직구. 그것만 보고 던졌다”고 말했다. 결과는 헛스윙 삼진이었고, 그것으로 SSG는 5강 가능성을 대폭 높이며 4위 희망도 안고 30일 최종일 승부까지 이어가게 됐다. 2이닝 3안타 1실점(비자책). 내용을 떠나 올시즌 김택형의 최고의 피칭이었다.
문학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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