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장 내려놓는 염수정 "과분한 은총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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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28일 천주교 새 서울대교구장으로 정순택 주교를 임명하면서 선임 교구장이었던 염수정 추기경은 이제 자리에서 물러나 사제로서 남은 길을 걷게 됐다.
염 추기경은 2012년 6월 69세 나이에 서울대교구장에 오른 뒤로 9년여 동안 교구 총책임자로서 활동해왔다.
염 추기경은 미사에 이어 열린 신임 교구장 임명 축하식에서 환하게 웃으며 후임 교구장인 정 대주교의 손을 잡고 어깨를 다독이는 등 후배 사제의 교구장 임명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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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28일 천주교 새 서울대교구장으로 정순택 주교를 임명하면서 선임 교구장이었던 염수정 추기경은 이제 자리에서 물러나 사제로서 남은 길을 걷게 됐다.
염 추기경은 2012년 6월 69세 나이에 서울대교구장에 오른 뒤로 9년여 동안 교구 총책임자로서 활동해왔다.
그는 3년 전 75세로 교구장 정년을 맞자 교황에게 사임 청원을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임 의사가 이제야 받아들여져 정 주교 임명 발표와 함께 교구장 퇴임 준비에 들어가게 됐다.
1943년 경기 안성의 가톨릭 순교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가톨릭대 신학대를 졸업하고 1970년 사제품을 받았다. 불광동·당산동 성당 등 일선 본당에서 사목했고, 성신고교 교사로 재직했다.
염 추기경은 2002년 주교 서품을 받은 뒤 평화방송 이사장,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장, 재단법인 바보의나눔 이사장 등을 지냈다.
2012년 전임 정진석 추기경 뒤를 이어 제14대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에 임명됐다.
염 추기경 재임 때인 2014년에는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맞았다.
교황이 방한 기간 광화문광장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 미사를 직접 주례했을 때 염 추기경은 교황과 함께 미사를 공동 집전했다.
그는 이날 신임 교구장 임명 발표가 전해진 뒤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임명 축하를 겸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미사'를 주례한 자리에서 교구장을 내려놓는 소회를 밝혔다.
염 추기경은 "부족한 제가 지난 9년 4개월 이상 서울대교구장으로 큰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도록 함께해주심에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의 지난 시간을 생각하면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이 너무나 과분한 시간이었다"며 "나름대로 열심히 사목활동을 한다고 했지만 돌이켜보면 너무나 부족했던 부분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제게 맡겨진 직무를 혼자 힘으로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했지만, 좋으신 하느님께서는 많은 협조자를 보내시어 이끌어주셨다"고 회고했다.
염 추기경은 "그분들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분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특별히 저의 잘못과 부족으로 상처받고 어려움을 겪거나 겪는 분들에게는 이 자리를 빌려 용서를 청한다"고 말을 맺었다.
염 추기경은 미사에 이어 열린 신임 교구장 임명 축하식에서 환하게 웃으며 후임 교구장인 정 대주교의 손을 잡고 어깨를 다독이는 등 후배 사제의 교구장 임명을 반겼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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