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성 사퇴 압박' 유한기, 화천대유서 2억원 수수 정황
[경향신문]
검찰 수사팀, 사실관계 조사
‘민간사업자 선정’ 대가 추정
유 “김만배 몰라” 의혹 반박
남욱·김만배 영장 청구 임박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현 포천도시개발공사 사장)이 화천대유자산관리 측으로부터 2억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혐의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28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김태훈 4차장검사)은 유 전 본부장이 김씨와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 변호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측으로부터 2억원을 받은 정황을 잡고 사실관계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이 추진될 때 공사 내에서 사업 실무를 전담한 부서장이었다. 공사 내에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이어 2인자인 ‘유투’로 불렸다.
유한기 전 본부장이 2015년 2월 황무성 당시 사장에게 사직서 제출을 강요한 사실이 최근 공개된 두 사람의 대화 녹음파일을 통해 밝혀졌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사퇴 압박이 유동규 전 본부장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이 후보의 최측근이던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의 뜻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 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절대평가 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김씨가 대장동 관련 로비를 위해 유한기 전 본부장에게 금품을 건넸다”며 “시점은 2015년 1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유한기 전 본부장 등 대장동 사업의 책임자들이 함께 호주 여행을 다녀온 뒤였다”고 주장했다.
황 전 사장을 몰아내고 화천대유 측에 사업 편의를 제공한 대가라는 게 원 전 지사의 주장이다.
유한기 전 본부장 측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제기된 의혹을 반박했다. 그는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는 일면식도 없고 연락처도 모르는 사이다. 당연히 돈을 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검찰은 이날 김씨와 남 변호사를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이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조만간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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