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문재인 정부의 '노태우 국가장' 결정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한다" 성명
[경향신문]
한국작가회의가 ‘노태우의 국가장을 철회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28일 발표했다.
작가회의는 문재인 정부의 국가장 결정을 두고 “이것은 군사 반란과 국민학살의 역사적 범죄행위 모두를 국가가 인정하고 승인하겠다는 폭거이며, 사실상 대한민국 헌법 체제에 대한 명백한 부정”이라고 했다. “동시에 이것은 노태우 등 신군부 세력에 의해 폭력적으로 희생되어 ‘자연사’할 수 없었던 광주의 시민들은 물론, 그의 집권기에 폭력적으로 희생당하거나 죽음을 통해 저항해 ‘자연사’할 수 없었던 사람들 모두에 대한 철저한 모독”이라고 했다.
한국작가회의는 “그의 죽음과 더불어 오히려 우리가 상기하고자 하는 바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이 명확히 밝혀지고, 노태우와 함께 국가 반란과 국민학살을 공모한 전두환의 범죄행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명백한 사실”이라며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노태우의 ‘국가장’을 철회하라!
1979년 12·12 군사 반란 이후, 1980년 5·17 내란을 일으키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총칼로 진압했던 신군부의 핵심 노태우가 사망했다. 노태우는 신군부의 지배체제를 연장하기 위해 1990년 민주자유당으로의 3당 합당을 획책해 지역주의를 선동했으며, 공안 통치 종식과 민주화를 요구했던 이른바 ‘1991년 5월 투쟁’을 폭력적으로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노태우 정권에 저항한 많은 학생, 청년, 노동자들이 공안 폭력에 희생되었으며 분신을 통한 극한적인 저항도 이어졌다. 노태우는 공안검찰을 활용해 민주화를 요구하며 분신한 노동운동가 김기설 씨의 유서가 대필되었다는 식의 공작도 서슴지 않은 비열한 권력의 정점이었다.
노태우를 포함한 신군부 세력은 군의 정치적 중립을 저버리고, 국민의 생명권을 포함한 기본권을 폭력적으로 압살했다. 죽음에 이를 때까지 노태우는 이에 대한 명시적 사죄를 하지 않았다. 집권 기간 내내 그는 스스로를 ‘보통 사람’으로 분식하고자 했지만, 분식으로 절대 씻을 수 없는 대죄를 지은 역사의 죄인이다.
노태우의 죽음은 ‘자연사’인가 혹은 ‘공적인 죽음’인가. 자연사라면 그의 일족들만 모여 조용히 장례 절차를 진행되면 된다. 그런데 지금 문재인 정부는 ‘국가장’으로 그의 죽음을 애도 하기로 결정했다. 이것은 군사 반란과 국민학살의 역사적 범죄행위 모두를 국가가 인정하고 승인하겠다는 폭거이며, 사실상 대한민국 헌법 체제에 대한 명백한 부정이다. 동시에 이것은 노태우 등 신군부 세력에 의해 폭력적으로 희생되어 ‘자연사’할 수 없었던 광주의 시민들은 물론, 그의 집권기에 폭력적으로 희생당하거나 죽음을 통해 저항해 ‘자연사’할 수 없었던 사람들 모두에 대한 철저한 모독이다.
한국작가회의는 노태우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국가장’ 결정을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그의 죽음과 더불어 오히려 우리가 상기하고자 하는 바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이 명확히 밝혀지고, 노태우와 함께 국가 반란과 국민학살을 공모한 전두환의 범죄행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명백한 사실이다.
노태우의 ‘국가장’을 당장 철회하라!
한국작가회의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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