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모 칼럼] 대장동 사건, 치명적인 6가지 의문점

2021. 10. 2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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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국정감사 이후에도 대장동 사건에 대한 의혹이 풀리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주문했으나, 특검 요구를 묵살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수사에 들어간 검찰의 행태에 국민의 분노는 더 커지고 있다. 문제가 없는 국가는 없다. 독재 국가와 민주주의 국가의 차이는 발생한 문제의 해결 방식이다. 문재인 정부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려는 노력이라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특검의 필요성은 더 커졌다.

국정감사에서 보인 민주당의 행태는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지 정권의 하수인이 아니다. 전문적인 국정을 감사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의 증언이 필수적이다. 기억이 나지 않는 사람들의 기억을 도와줄 증인들도 필요하다. 민주당이 다수의 힘으로 증인 채택을 거부하거나 전문가의 진술을 거부한다면 진실을 감추려고 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다른 나라에서는 국회의원의 발언 시간을 전문성이 있는 의원에게 몰아주기도 하고, 심지어는 국회의원을 대신해서 전문가가 질문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는 진실규명을 위한 조치다. 국회가 진실을 외면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일반적으로 도망가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거짓말하는 사람이 범인이다. 진실을 밝히는 것을 막는 사람들은 공범이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몇 가지만 점검해 보자. 첫째, 화천대유자산관리회사(화천대유)가 시행사로 반드시 참여했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시행사인 성남의뜰에 참여하는 성남도시개발공사나 다른 금융기관들이 단독 또는 공동으로 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하여 사무를 위탁할 수도 있었다. 화천대유는 국토교통부가 인가한 자산관리회사도 아닌 급조한 회사다. 민간사업자 모집공고부터 계획적으로 사업자를 특정했다는 의문이 드는 이유다.

둘째, 화천대유와 에스케이증권 신탁(천하동인)이 많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자신의 권리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빚으로 추진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사업에 조금만 차질이 생겨도 화천대유와 천하동인이 출자한 약 3억5000만 원의 자본금은 잠식된다. 수익 보장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들이 부담한 위험은 출자한 금액뿐이다. 결국 이 사업에서 가장 큰 위험을 부담한 사업자는 성남도시개발이다. 화천대유와 천하동인이 높은 위험부담으로 높은 수익을 얻었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셋째, 성남도시개발은 정당한 수익을 처음부터 포기했다. 성남도시개발이 없었다면 대장동 사업은 성립할 수 없었다. 자신의 이익을 제한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손해가 나면 약속된 수익도 받을 수 없으면서도 추가적 수익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화천대유와 천하동인에게 돌아간 초과이익을 환수할 생각은 없었다. 결국 처음부터 공공의 이익을 포기하고, 개발능력이 없는 화천대유와 천하동인에게만 유리한 계약을 추진했다. 공공이익 환원이 아니라 공공이익의 사유화다

넷째, 성남도시개발이 실익을 포기하면서도 의결권을 보유한 것은 공공사업으로 포장하여 토지 수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난을 면하지 못한다. 대장동 사업이 공익사업인지도 불분명하다. 공공임대 사업의 비중이 줄어들고 개발사업으로 공공이 아닌 민간사업자가 더 높은 비율의 이익을 얻었다면 토지 수용의 정당성은 사라진다.

다섯째, 천하동인은 에스케이증권 신탁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에스케이증권 신탁은 자금주의 이름을 숨기기 위한 조치에 불과하다. 왜 숨기려고 했는지도 의문이다.

여섯째, 민관협력은 민간의 전문성을 활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화천대유와 천하동인은 개발사업을 수행한 경험도, 건설 능력도, 그리고 자금도 없다. 초과이익은 모두 화천대유와 천하동인에게 돌아갔다. 개발사업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토지매입과 인허가, 그리고 최종 분양이다. 대장동은 판교 바로 옆이라 분양에는 문제가 없었다. 대장동 사업은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재주를 부리고 특정 민간사업자가 돈을 버는 구조로 설계됐다. 사업 설계 자체에 범죄적 요소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대장동 사업을 모범사업으로 생각하는 정권인가. 국민은 진실을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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