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 보여줬을 뿐인데 한국보다 해외서 더 많이 팔렸다

이영욱 2021. 10. 28. 19: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 3분기 누적매출 6900억중
해외 비중이 처음 국내 넘어
美유명잡지 뉴욕매거진 선정
최고의 라면에 뽑혀 맛 인정
'한국적인 맛이 세계적' 기치
글로벌시장 진출 전략 먹혀

◆ K-푸드 ◆

뉴욕시 길거리에서 소비자들이 농심 신라면을 즐기고 있다. [사진 제공 = 농심]
출시 35주년을 맞은 신라면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올해 3분기까지 신라면의 해외 매출액이 국내를 넘어서면서 해외 소비자들이 더 많이 찾는 라면이 됐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매운맛으로 통하는 신라면이 이제는 세계인이 사랑하는 매운맛이 돼 전 세계를 울리고 있다. 농심 신라면의 해외 매출액이 국내를 넘어선 것은 1986년 신라면이 출시된 이래 처음이다.

신라면에 대한 해외시장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가 신라면 블랙을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선정한 데 이어 올해 미국의 유명 격주간지인 뉴욕매거진이 발표한 최고의 라면에 신라면과 짜파게티가 이름을 올렸다. 세계 100여 개국으로 수출되며 K푸드의 선봉장으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신라면의 글로벌 위상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신라면의 3분기 누적 국내외 매출액은 총 6900억원으로 이 중 해외(3700억원)가 절반 이상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30년간 1등 브랜드 위상을 유지하면서 해외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식품 브랜드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결과다. 농심은 지금 추세가 이어질 경우 신라면이 올해 해외 매출 5000억원을 포함해 총 9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 매출 1조원의 신기원 달성이 머지않은 것이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 신라면이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에는 '한국적인 맛이 가장 세계적인 맛'이라는 농심의 해외시장 진출 전략이 주효했다.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이듬해인 1987년 수출을 시작하며 세계무대로 나섰다.

특히 농심은 1996년 중국 상하이 공장을 시작으로 중국 청두 공장, 선양 공장, 미국 LA 공장 등 해외에 생산기지를 설립했고 농심재팬과 농심호주, 농심베트남, 농심캐나다 등 전 세계 각국에 판매법인을 세워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춤으로써 현지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해왔다. 1999년에는 바둑에 열광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을 창설하는 등 세계 각국에서 현지의 문화와 정서를 고려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현지 시장에 깊숙이 침투했다.

그 결과 신라면은 2014년 이후 수차례 중국 인민일보 인민망이 선정한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 명품'으로 선정됐고, 2017년에는 한국 식품 최초로 미국 월마트 4000여 개 전 점포에 입점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연이어 승전고를 울리며 세계 100여 개국에서 판매되는 글로벌 식품브랜드로 성장했다.

◆ 세계인의 한 끼 식사로 자리 잡아

"귀찮을 때 간편하게 식사를 하고 싶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먹나요? 나는 라면을 먹어요. 5분이면 완성되고 언제나 만족스럽거든요."

한 외국인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이다. 이처럼 간편하고 맛있는 신라면의 매력에 눈뜨는 해외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더해오던 신라면이 간식에서 한 끼 식사로 새롭게 인식되며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ShinRamyun(ShinRamen)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전 세계 방방곡곡에서 신라면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많은 사진과 영상에서 단순히 신라면을 먹어봤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계란이나 만두 등 각자 취향대로 재료를 더해 먹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라면을 보다 풍성하게 즐기는 '모디슈머(Modify+Consumer)' 열풍이 세계로 번져 나간 것이다.

◆ 끊임없는 소통으로 해외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다

신라면은 지난해 뉴욕타임스에 이어 올해는 뉴욕매거진이 선정한 최고의 라면에도 이름을 올리며 단연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그 맛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농심은 이러한 여세를 몰아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광고와 홍보활동을 펼치며 성장에 속도를 더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 마케팅 활동에 제한이 있었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신라면을 알렸다. 미국에서는 '신라면의 맛있는 본능'이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 광고를 선보여 유튜브 조회수 1500만건에 달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 미국 제2공장 완공으로 선두 노려

농심은 신라면의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선 것을 새로운 도약의 전기로 삼아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농심은 올 연말 미국 제2공장 가동을 시작해 미주 시장을 포함한 멕시코, 남미 시장 등의 성장에 힘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LA공장 생산량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앞으로 해당 시장에서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농심 미국 제2공장에는 봉지면 1개 라인과 용기면 2개 라인이 우선 설치된다. 모두 고속 생산 라인으로 완공되면 제2공장에서만 연간 약 3억5000만개의 라면을 더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기존 제1공장 생산량을 합치면 농심은 연간 총 8억5000만개의 라면을 미주 시장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영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