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해양쓰레기에서 예술작품으로..비치코밍 전시회
[KBS 부산] [리포트]
손에 손에 집게와 봉투를 들고 바닷가 구석구석을 누비며 쓰레기를 찾습니다.
비가 와도 쓰레기 줍기는 멈추지 않았고, 바닷속까지 잠수복을 입고 들어가 쓰레기를 모았습니다.
'해변을 긁는다'는 뜻의 '비치코밍 프로젝트'에 참가한 사람들.
광안리와 다대포, 송정, 영도, 이기대 등 부산 5곳 해변에서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200여 명이 함께했습니다.
[이소원·이시온 가족 : "생각보다 자갈밭 사이사이에 쓰레기가 많이 있어 가지고 줍는데 되게 좀 어려웠던 것 같아요. 쓰레기를 버릴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쉽게 버릴 수 있는데 줍는 것은 매우 어려움이 든다는 생각이 들었고."]
부산의 비치코밍 프로젝트는 바닷가 쓰레기 줍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서병수/부산문화재단 문화공유팀장 : "비치코밍은 새로운 건 아니더라고요. 제주도라든가, 강원도 강릉이라든가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재단에서 준비한 것은 부산지역 바닷가에서 쓰레기를 줍고 주운 다음에 참여한 시민들이 작품도 같이 만듭니다."]
이렇게 모은 해양쓰레기는 목공예품과 도자기 작품 등 다양한 예술품으로 되살아났습니다.
부산문화재단과 작가들, 그리고 쓰레기 줍기에 참가한 사람들이 함께해 만들었습니다.
[김현도/세무고등학교 학생 : "직접 주운 쓰레기로 작품을 만드니까 일단 새로웠고, 그 활동으로 사람들이 쓰레기를 좀 덜 버리고, 쓰레기를 잘 뒷정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예술품들을 한 자리에 모은 전시회가 부산 영도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해변 백사장에 묻혀있던 유리 조각들은 정어리 떼들의 비늘이 되고, 유리병은 나무와 만나 빛을 내는 물고기로 변신했습니다.
쓰레기는 작품 속에서 자신의 위험성과 해악을 알리는 상징이 되기도 합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바닷새들이 짊어져야 할 짐이 되고, 무심코 바다에 버린 병뚜껑은 거북의 몸속으로 들어가 고통을 안겨줍니다.
[송현/작가 : "쓰레기로 또 쓰레기를 만드는 작업이 아닌 쓰레기로 사람들에게 마음에 울림을 줄 수 있는, 좀 더 환경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작업을 하자고 저희가 생각을 하고 이런 계획을 다 짜게 된 거거든요."]
환경 문제를 일상으로 끌어들여 문화예술 활동과 접목한 부산의 비치코밍 프로젝트.
인간과 바다, 그곳을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무수한 생물과 공존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이 프로젝트는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최재훈 기자 (jhh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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