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들이 오늘도 SNS하는 까닭은

신은진 기자 2021. 10. 2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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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트인 계정까지 만든 최태원.. 정용진은 팔로어 70만명
SK그룹 최태원 회장(왼쪽)과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스타그램에 이어 최근 링크트인 계정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다. 링크트인은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킹에 특화된 소셜미디어(SNS)로, 글로벌 최고경영자와 각계 전문가, 일반 직원 등 6억5000만명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인스타그램에 소소한 개인 일상을 올리던 최 회장이 링크트인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확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링크트인 개설한 최태원·팔로어 70만 넘어선 정용진

최 회장은 지난 22일 링크트인 계정을 시작하면서 자신의 프로필에 “대한민국에 본사를 둔 SK그룹 회장으로 재생에너지, 생명과학, 디지털 기술, 첨단 소재에 중점을 둔 회사들을 이끌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썼다. 첫 게시물로 부친인 고(故) 최종현 선대 회장이 50년 전 시작한 산림 녹화 사업을 소개했다. 최 회장은 SK이노베이션과 미국 포드의 배터리 합작사 설립도 언급하며 “SK는 산림 녹화 사업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결단과 추진력이 더 큰 성장을 만든다’는 원칙에 충실하고 있다”고 썼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링크트인을 활용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글로벌 리더들과 공유하고 소통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 회장은 인스타그램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고, 밤 12시에 라면을 끓여 먹고,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모습 등 소소한 일상을 올린다. ‘회장님도 라면 먹고 자면 얼굴 빵빵해지나요?’라는 팔로어의 질문에 ‘안 먹고 자도 빵빵합니다’라는 답글을 달기도 했다. 이 때문에 그의 인스타그램은 ‘댓글 맛집’으로 불린다.

인스타그램 활동에 가장 적극적인 총수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꼽힌다. 이미 팔로어 70만명을 넘어선 정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신세계가 인수한 야구단 SSG랜더스, 골프장, 이마트·스타벅스 제품 등에 대한 사진을 자주 올리고 있다. 실제로 그가 올린 스타벅스 커피, 이마트 밀키트, SSG랜더스 굿즈 등은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되며 쏠쏠한 홍보 효과를 내기도 했다.

◇회장님 SNS 활동의 明暗

최 회장은 가까운 재계 총수들에게 소셜미디어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보라고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인사는 “이런 SNS 활동은 대기업 총수들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소개하며 ‘재벌’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려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대기업과 대기업 총수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점차 늘어나면, 정치·사회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한은경 성균관대 신방과 교수는 “CEO(최고경영자)가 편하게 일상을 보여주며 소통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친근감을 느끼고 해당 기업과 일체감을 느낄 수 있다”며 “특히 사진과 영상에 친숙한 MZ세대에게 친밀감을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셜미디어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고, 재계 총수의 경우에는 그 부정적인 효과가 본인뿐 아니라 그룹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본인이 요리해서 먹고 남은 생선 뼈 사진 등에 ‘고맙다. 미안하다’라고 적어 논란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쓴 문구였기 때문이다. 해당 사건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이마트24의 가맹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자, 정치적 보복이라는 주장이 제기될 정도였다. 최 회장의 경우에도 가족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불편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도준호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소셜미디어가 자기 기록과 타인과의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누구든 사용할 수 있다”며 “다만 카페에서 차 한잔 마시면서 얘기하는 것과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재계 인사는 “기업 경영 실적이 좋을 때는 다들 좋아하지만, 실적이 나빠지면 ‘역시 총수가 쓸데없는 일에 관심이 팔려 저렇게 됐다’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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