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의 오점, '이터널스' [편파적인 씨네리뷰]
[스포츠경향]
■편파적인 한줄평 : 100점 만점에 ‘5점.’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이제 끊어야 할 때가 온 것일까. 한때 모두를 열광케했던 반짝이던 매력들이 사라져버렸다. 사랑스러운 캐릭터도, 훅 빨아들이는 이야기도 없다. MCU의 오점으로 남을 만한 영화 ‘이터널스’(감독 클로이 자오)에겐 100점 만점에 5점도 주고 싶지 않다.
‘이터널스’는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으로, 수천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게 무슨 일일까. 뚜껑을 열어보니 난처할 정도로 촌스럽다. MCU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만큼 전세계 마블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것이 부담인 건지, 혹은 다양성 시대에 발맞춰나가야 한다는 강박에 묶인 건지 알 수 없지만 러닝타임 155분간 아시아와 마블 정서를 뒤죽박죽 섞으며 재미와 긴장감 모두 놓친다. 올해 ‘노매드랜드’로 아카데미시상식은 물론 전세계 유수 영화제들을 섭렵한 클로이 자오 감독의 연출력에 의문이 들 정도다.
메가폰은 새로운 세계관을 창시하겠다는 과욕 탓에 낯선 존재와 명칭들을 부산하게 늘어놓기만 하는 과오를 범한다. 혹시나 이해 못할 관객들을 위해선 세계관 속 룰을 대사로만 전달한다. 너무 친절한 설명에 지루한 느낌마저 든다. ‘이터널스’ 멤버들이 모두 모이기 전 초반 1시간은 집중력을 놓치지 않기 위해 허벅지라도 꼬집어야 한다.
캐릭터도 빛을 잃었다. 누구 하나 공감하거나 응원하게 되는 인물이 없다. 전사를 어떻게 쌓았는지는 몰라도 ‘이터널스’ 멤버들끼리도 따로 노는 느낌이 강하다. 이들의 팀워크에 반전 장치를 심지만 안타깝게도 억지스럽다. 관객들의 마음 둘 곳 없으니 영화에 애정이 갈 리 만무하다. CG효과로 재현된 크리쳐나 가상 세계마저도 가끔 허술하게 비친다.
마동석의 연기는 나쁘지 않다. 첫 세계 진출작에서 제 몫을 해낸다. 그러나 극 중 캐릭터의 쓰임이 꽤나 싱거워서 국내 팬이라면 아쉬울 수 있다. 또한 ‘방탄소년단’이란 문화 코드도 ‘이터널스’가 트렌디한 관객까지 아우르려고 이용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메가폰이 이들의 상징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했다면 어땠을까 씁쓸한 뒷맛도 남는다.
다 잡으려다 다 놓친 격이다. 2편을 예고하며 끝나지만 딱히 기다려지진 않는다. 마블의 감각이 다시 돌아오길 바랄 뿐. 다음 달 3일 개봉.
■고구마지수 : 3.5개(5점 만점 기준)
■수면제지수 : 3.5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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