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다뉴브강 적신 한국어 진혼곡
유람선 참사현장 찾아 추모
'산산이 부서질 이름이여'를 작곡한 양재무 이마에스트리 음악감독(61)은 최근 "사고가 발생한 지 2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현장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이 여럿 놓여 있었다"며 "퇴근길에 많은 헝가리인이 우리의 노래를 듣고 발걸음을 멈췄고, 함께 묵념했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사고가 일어났던 2019년부터 추모 음악회를 구상했지만, 코로나19 탓에 2년이 지나서야 현장을 찾을 수 있었다. "딸이 보내준 효도관광을 온 노부부가 느닷없는 사고로 세상을 떠났어요. 말 그대로 허공중에 사라진 이름이 된 거예요. 초혼만큼 이 비극을 노래할 수 있는 시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의 진혼 문화 핵심은 통렬한 슬픔이에요. 정말 슬프게 운 뒤 사람들은 카타르시스(감정의 정화)를 느끼게 되죠. 이 곡은 아주 강력한 포르테로 부서질 듯 마무리돼요. 한국적인 슬픔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2006년 창단된 이마에스트리는 '마에스트로(거장)들의 모임'이라는 의미다. 지난달 29일 체코 프라하를 시작으로 오스트리아 빈, 헝가리 부다페스트,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세르비아 포자레바츠와 베오그라드까지 유럽 5개국을 돌며 공연을 펼쳤다. 코로나19 이후 첫 한국 음악단체의 유럽 투어였다. "그리운 금강산과 아리랑, 가고파 등 한국 가곡을 불렀는데 현지 반응이 굉장히 뜨거웠어요. 세르비아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에서 아리랑을 부르는데 우리와 함께 공연한 현지 여성합창단원 중 몇몇이 눈물을 흘리더군요. 가사를 이해할 순 없지만 아리랑 안에 있는 한의 정서가 그들 마음을 건드린 거예요. 한국 가곡을 세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죠."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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