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홋카이도 쌀 실언'에 .."자민당 기후대책 진지하지 않다" 비판

박은하 기자 2021. 10. 2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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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홋카이도 비에이 구릉지대 /홋카이도 관광청 제공. 경향신문 자료 사진


지구온난화로 홋카이도 쌀이 맛있어졌다는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의 실언에 일본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탄소중립 정책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나왔다.

도쿄신문은 28일 ‘아소 다로 부총재의 온난화로 인해 맛있어진 홋카이도 쌀 발언으로 의심되는 자민당 온난화 대책의 진정성’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고 이 같이 비판했다. 데스크 메모는 일종의 칼럼이다. 도쿄신문은 “지구온난화는 세계 각국에서 심각한 문제로 자민당 정권도 ‘탄소중립사회’를 호소하고 있는데, 중의원 선거 도중 당의 총재와 부총재가 ‘온난화는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해 버리다니 온난화 대책의 진심도가 크게 의심받을 것 같다”고 전했다.

아소 부총재는 지난 25일 홋카이도 오타루시에서 중의원 선거유세를 하며 “연평균 온도가 2도 오른 덕분에 홋카이도 쌀이 맛있어졌다. 옛날에 홋카이도 쌀은 팔리지 않아 ‘골칫거리 쌀’로 불렸다”며 “농가 덕분인가? 농협의 힘인가? 아니다. 온도의 힘이다”라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좋은 점도 있다는 말을 하며 사례로 든 것이었다.

홋카이도 농민연맹은 다음날인 26일 “생산자의 노력과 기술을 소홀히 하는 발언은 결코 용서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홋카이도에서는 1873년 처음 벼농사가 성공했고 꾸준히 재배량을 늘려 1961년 일본 최대 벼농사 지역이 됐다. 하지만 쌀이 맛이 없다는 평가가 다분했다. 1979년 정부수매가격에 종목 간 격차가 도입되자 홋카이도산 쌀은 대부분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1980년대 부단한 품종개량과 모종관리, 토양관리 등을 거쳐서 홋카이도산 명품쌀인 유메비리카가 탄생했다. 홋카이도 농민들이 이 같이 한랭지에서 쌀을 재배하면서 어려움을 이겨낸 역사가 있어서 아소 부총재의 발언에 반발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날 저녁 BS후지TV 프로그램에 나와 아소 부총재 발언에 대해 “적절하지 않았다.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기시다 총리도 지난 25일 교토의 농업인들과 연 간담회에서 “쌀 품평회에서 홋카이도산 쌀이 도호쿠, 호쿠리쿠 등 다른 지역을 제치고 상위를 차지하는 것에는 기후변화의 결과라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대학원대학 시젠칸의 에다히로 쥰코 교수는 “온난화는 기온상승 뿐 아니라 비가 내리는 방법도 변화시킨다. 농업에 미치는 마이너스 영향이 크다”며 “홋카이도 외 다른 지역에서는 수확량이 줄기도 했는데, 1개 지방의 지금 국면만 잘라 ‘온난화의 좋은 면’이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릿쿄대 가네코 마사루 특임교수는 “아소 부총재의 발언은 자민당이 온난화 대책에 진지함이 전혀 없다는 것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일본은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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