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음식점 허가총량제' 한발 물러섰지만, 야권 일제히 비판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신이 언급한 ‘음식점 허가총량제’에 대한 논란이 일자 28일 “국가정책으로 도입해서 공론화하고 공약화해서 당장 시행하겠다는 얘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아무 말 대잔치”, “히틀러, 나치 때도 안 했을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로보월드’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음식점 총량제를) 당장 시행하겠다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자유의 이름으로 위험을 초래하는 일을 방임해선 안된다는 점을 고민해 볼 필요는 있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에서 열린 소상공인·자영업자간담회에서 “마구 식당을 열어서 망하는 것은 자유가 아니다”라며 “음식점 허가총량제를 운영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비판이 제기되자 대선 공약은 아니라는 취지로 한 발 물러섰다. 다만 그는 “우리는 규제철폐가 만능이라는 잘못된 사고를 갖고 있다. 아무거나 선택해 망할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라며 “불나방들이 촛불을 향해 모여드는 건 좋은데 지나치게 가까이 가서 촛불에 타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과거 주유소 거래 제한도 있었고 요즘은 담배가게 거리 제한도 있다”며 “연간 수만개가 폐업하고 생겨나는 문제들이 벌어지고 있어서 성남시장 때 그 고민(허가총량제)을 잠깐 했었다”고 했다.
야당 지도부와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비판을 내놓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제학의 근본을 무시하는 정책”이라며 “이 후보의 아무 말 대잔치가 드디어 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후보의 국민관은 국민을 ‘가붕개(가재·붕어·개구리)’에 빗댄 조국 전 장관의 그것과 닮았다”고 글을 올렸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히틀러, 나치 때도 저런 짓은 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은 SNS에 “헌법상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행위”라고 했고, 유승민 전 의원은 SNS에 “북한 김여정의 말인줄 알았다. ‘음식점 이익보장제’까지 정부가 할 것이냐”고 밝혔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자영업자에게 음식점 총량제를 실시하겠다는 발언은 실업자가 되든가, 앉아서 죽으라는 얘기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심지어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을 불나방에 비유했다. 자영업자에 대한 무공감, 무책임이 빚어낸 참극으로 발언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대변인은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채 ‘식당할 자유’를 목놓아 부르는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무책임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전날 발언도 ‘총량제까지 고민할 정도로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심각하지 않느냐’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 후보의 발언에 정치권이 반응하면서 대선의 자영업자 정책 논의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승민·박순봉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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