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지금 시대에도 '정론' 필요..살아남을 길 찾아낼 것"

김영희 2021. 10. 2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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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대에도 정론의 언론은 필요하다. 결국 정론의 언론들도 살아갈 길을 찾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본래적 저널리즘'을 이야기하는 게 가능한가? 이에 대해 그는 "신문 가판대가 시작되던 이른바 '페니 프레스' 시대에도 상업성·정파성이 범람했지만 정론지도 있었다"며 "지금 시대에도 정론의 언론은 필요하고 살아남을 길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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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주간 기조연설
손석희 전 앵커가 28일 언론재단의 저널리즘 주간이 열린 서울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지금 시대에도 정론의 언론은 필요하다. 결국 정론의 언론들도 살아갈 길을 찾을 것이다.”

손석희 전 제이티비시(JTBC) <뉴스룸> 앵커가 28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저널리즘 주간 본행사에서 ‘다시 일상으로, 다시 저널리즘의 본질로’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하며 오랜만에 공개적인 자리에 나섰다.

그는 이날 ‘문지기론’, 즉 게이트키퍼의 역할을 기자들과 미디어가 하는 것이 유효한 시대인가라는 질문부터 꺼냈다. 레거시(전통) 미디어의 문지기 역할이 “구경의 대상이 된 고궁의 문지기처럼 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손 전 앵커는 “세기말 포스트모더니즘의 시기에도 매스미디어에 대한 비판과 부정은 있었다”면서도 “그 디지털 버전이라 할 수 있는 포스트트루스(탈진실) 시대인 오늘날은 당시와 비교할 수 없는 전파 도구의 발달로 기존 미디어의 영향은 감소하고 심지어 불신의 대상, 적대적 상대까지 된 상황”이라고 짚었다. 미디어의 파편화와 진실의 개인화가 진행되고 확증편향이 강화되는 흐름을 가리킨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본래적 저널리즘’을 이야기하는 게 가능한가? 이에 대해 그는 “신문 가판대가 시작되던 이른바 ‘페니 프레스’ 시대에도 상업성·정파성이 범람했지만 정론지도 있었다”며 “지금 시대에도 정론의 언론은 필요하고 살아남을 길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이해나 선정성과 맞바꿔 살아남는 방법도 있지만 “그런 저널리즘은 이미 무료로 다 공급된다”며 “정말 중요한 기사라면 마땅히 정당하게 소비해줄 시민사회가 우리에겐 있지 않으냐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독자들은 어떻게 좋은 저널리즘을 알아볼수 있을까? 그는 생중계 참여자가 던진 이 질문에 “정론에 대해 정의가 다양하겠지만 적어도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날 수 있고, 때로는 ‘용감하게’ 경제적 이해관계를 떠날 수 있는 언론이 있다. 그걸 보면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손 전 앵커는 이날 언론의 주요기능으로 흔히 이야기하는 ‘아젠다 세팅’보다 ‘아젠다 키핑’을 강조했다. “꼭 필요한 의제가 있다면 그걸 지켜내는 것도 중요하지 않냐”며 제이티비시 뉴스룸의 세월호 보도 당시를 떠올렸다. 사회와 구성원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사안을 끈질기게 보도하기 위해 스스로 ‘명분’을 끊임없이 생각했다고 했다. “사람들이 어떤 사안에 공분하는 데는 감정과 논리 두가지 측면이 다 작용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논리는 남지만 감정은 점점 사라진다. 언론이 마지막 남은 논리마저 닫아버리면 우리 사회에서 감정도 논리도 사라지는 것 아닌가. 그게 우리 사회에 이익이 되는 건가. 그래서 가능한 끝까지 끌고 싶었다.”

그는 언론의 존재 이유로 민주주의와 인본주의를 꼽았다. 그 실현을 위해 “(언론인이) 문제의식을 가져야 문제 제기를 하고, 문제 제기를 해야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 과정이 합리적이고 지혜로워야 한다고 믿는다며 “시민사회 역시 극단주의를 경계해야만 언론도 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기득권이 되어버린 일부 언론과 수없이 쏟아져나오는 가짜뉴스들이 미디어 생태계에 공존하는 시기에 자신의 말이 “이상적으로 들릴 것”이라면서도 그는 희망을 얘기했다. “그걸 극복하자고 이 자리에 모인 것 아닌가요.”

글·사진 김영희 선임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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