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 "사라진 건 윤정희가 아니라 동생이 관리한 21억"..'윤정희 방치 의혹' 반박

선명수 기자 2021. 10. 2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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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28일 서울 서초구 흰물결아트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내인 영화배우 윤정희 방치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피아니스트 백건우(75)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아내인 배우 윤정희(77·본명 손미자)를 방치했다는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백건우는 해당 의혹을 보도한 MBC ‘PD수첩’을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청구 및 1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조정을 신청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방치 의혹을 제기해온 윤정희의 동생 손모씨를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사라진 것은 배우 윤정희가 아니라, 윤정희의 동생이 관리해온 백건우의 연주비 21억원이라는 것이 백건우 측 주장이다.

백건우는 28일 서울 서초구 흰물결아트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말을 아껴왔다. 진실을 말로써 정확하게 전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제가 평생 음악에 전념한 이유”라며 “현재 가장 힘들고, 노력하는 사람은 아픈 당사자를 옆에서 끝없이 간호해야 하는 우리 딸 진희다. 엄마를 정성으로 돌보고 있는 진희에 대한 억지와 거짓의 인신공격은 더이상 허락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정희가 방치되었고 가족들에게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PD수첩의) 왜곡보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정희 형제·자매들은 그간 청와대 게시판을 비롯해 여러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허위사실을 주장해왔지만,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 가슴 속에 담고 있는 영화배우 윤정희의 모습을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며 “배우 윤정희는 매일매일 평화롭게 자신의 꿈속에서 살고 있다. 윤정희의 삶을 힘들게 하는 이들은 윤정희의 건강상태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그리고 치매라는 질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형제·자매들 뿐”이라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28일 서울 서초구 흰물결아트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내인 영화배우 ‘윤정희 방치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PD수첩은 지난달 7일 ‘사라진 배우, 성년후견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윤정희의 동생들이 주장해온 방치 의혹을 보도했다. 현재 딸과 함께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는 윤정희가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딸이 윤정희의 후견인이 된 후 사실상 연락이 두절됐다는 윤정희 동생들의 주장이 방송에 담겼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법률대리인 정성복 변호사(법무법인 청림)는 “PD수첩은 동생들의 허위주장에 매몰돼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악의적으로 편집해 백건우씨와 딸 진희씨를 매도했다”며 제기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 변호사는 “(방송 제목의) ‘사라진’이란 표현부터 문제”라며 “‘사라진’은 유괴, 납치, 살해 후 암매장 등으로 피해자 소재를 장기간 알 수 없을 때 쓰는 말인데 윤정희 선생님은 본인 의사에 따라 원래 살던 파리로 평온하게 돌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딸이 윤정희와 동생들의 접촉을 막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동생들과의 통화와 만남을 조율하는 것은 프랑스 고등법원의 판결에 따라 (공동후견인으로 지정된) 프랑스 사회복지협회 AST가 하는 것으로, 딸 백진희가 막은 것이 아니다. 딸이 후견인 권한을 남용한 것은 전혀 없다”고 했다.

백건우 측은 이 모든 논란의 발단이 백건우의 ‘사라진 연주비’ 21억원에 있다고도 했다. 백건우는 1980년부터 국내 연주에서 받은 연주료의 관리를 윤정희의 첫째 여동생 손모씨에게 맡겼는데, 손씨가 잔고 내역을 속이며 총 21억원을 몰래 인출했다는 것이다. 2019년 3월 이 사실을 알게 된 백건우가 계좌 비밀번호를 바꿔 더 이상 돈을 인출할 수 없도록 하자, 윤정희의 동생들은 당시 한국에 거주 중이던 윤정희와 백건우 부녀의 사이의 연락을 차단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백건우 부녀가 서울 여의도 아파트에서 윤정희를 데리고 나왔고, 윤정희의 의사에 따라 딸이 거주하는 파리로 떠나려 했으나 동생들이 여권을 내주지 않아 같은해 5월 임시 여권을 발급받아 출국했다는 것이다. 정 변호사는 “무단 인출에 대해 어제(27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손씨를 고소했고, 명예훼손도 고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백건우는 “그들(윤정희 동생들)이 왜 2년 반 동안 거짓된 주장을 해오고 있는지는 그들의 의도를 잠시라도 생각해 보면 사건의 윤곽이 명확히 그려질 것”이라며 “거짓과 진실은 항시 공존한다. 그중 무엇을 택하느냐는 우리 모두의 권한이며 책임”이라고 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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