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정치인 보기 힘든 제주 "지역구 도의원 공천 의무화 필요"

홍수영 기자 2021. 10. 2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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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성의 정치대표성 증진 위한 전문가 정책 토론회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28일 본원 2층 중회의실에서 ‘제주지역 여성의 정치대표성 증진을 위한 전문가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2021.10.28/뉴스1© News1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지역 여성 국회의원 당선자는 전무하며 제주도의원 여성 비중은 20%를 밑돈다. 여성이 마을공동체 내 의사결정조직에서부터 소외되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은 가운데 지역정치의 구조적 문제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특히 지역구 도의원 후보 공천 시 30% 이상은 여성 후보를 내도록 의무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와 제도개선이 추진될지 주목된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28일 본원 2층 중회의실에서 ‘제주지역 여성의 정치대표성 증진을 위한 전문가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는 제주여가원의 이해응 연구위원이 수행 중인 ‘제주지역 여성의 정치대표성 증진 방안’ 연구를 중심으로 지역 현안을 살펴보고 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 결과는 연구내용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 연구위원은 제10대 제주도의회 의원 중 여성의원 비율이 18.6%로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고 지역사회 마을공동체 리더에서 여성이 소외되는 현실을 짚었다. 특히 제주에서 여성 정치대표성이 저해되는 요인으로 Δ성별고정관념 Δ남성중심의 궨당문화 Δ지역정당의 유리천장 Δ선거자금 부담 등을 꼽았다.

이어 고경민 국제평화재단 제주국제평화센터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토론회에서도 토론자들은 제주 여성이 정치활동을 하기엔 현실의 벽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구 도의원 여성 의무공천' 공감대

오영희 제주도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은 본인 역시 15년의 정당생활에도 불구하고 도의회에 입성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전하며 이 연구위원이 제시한 ‘지역구 도의원 30% 이상 여성의 의무공천 법제화’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오 의원은 제주특별법 개정을 통해 Δ정당 후보 추천에 관한 양성평등 특례와 Δ세대형평 특례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도의회 내에서도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4년 임기 중 전후반기 위원장직 18개 중 30%는 여성의원으로 할당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호진 제주대안연구공동체 공공정책센터장 역시 ‘지역구 도의원 여성 의무 공천제’ 필요성에 공감하며 “현실적으로 당장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도입은 힘들겠지만 사회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거대 양당의 반성이 필요하다”며 “선거 후보를 대상으로 몇 시간의 성인지교육만 진행하고 있는데 여성정치인 발굴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현역의원 내부평가 항목에 성인지감수성 관련 내용도 담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현실 벽 낮춰야" 중대선거구제·성인지적 의회 운영 등 제안

강순아 정의당 제주시 을 위원장은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재력 있고 가족 구성력이 많은 후보가 더 우위에 설 수 있도록 설계돼 청년 여성, 소수정당들에게 제약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며 “기초의회 부활,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을 통해 정치의 벽을 낮추고 비례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제주에서 청년 여성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지역에서 자연스럽게 정치활동을 할 수 있는 청년회에 여성을 담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28일 본원 2층 중회의실에서 ‘제주지역 여성의 정치대표성 증진을 위한 전문가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2021.10.28/뉴스1© News1

양영식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장(더불어민주당·제주시 연동 갑)은 “디지털시대에는 다양성이 요구되고 정치에도 다양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정치에 도전하기엔 기회비용이 크고 선거비용도 많이 들며 승자가 독식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당 내 여성위원회 활동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또 현재 소선거구제가 아닌 중대선거구제로 전환해 정치인 배출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희주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운영위원은 “제주에서는 ‘강인한 제주여성’이란 담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막상 공공의 영역에서 여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들이 정당활동을 시작하기엔 장벽이 너무 높다. 여성정치인 양성을 위해서는 초당적인 플랫폼을 시작으로 활동을 넓혀 실제 출마 결심이 있을 때 정당별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도의회에서의 ‘성평등정책관’ 역할 필요, 성인지적 도의회 운영, 여성단체의 정치인 배출 및 역할 확대 등의 제안도 나왔다.

끝으로 고경민 좌장은 “결국 여성의 정치세력화에 대한 고민, 초당적인 여성 정치 플랫폼이란 무엇이고 누가 어떻게 만들 것이냐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며 “이번 토론회와 연구를 시작으로 앞으로 당면과제에 대한 다양한 논의의 장이 마련되고 연구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gw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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