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의 사할린 한국어 교사 "강제징용 한인 알고 싶어 공부"

왕길환 2021. 10. 2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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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징용돼 사할린에서 사는 우리 곁 한인들의 삶이 궁금해 한국어를 배웠고, 지금은 초등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사할린주 주도인 유즈노사할린스크시 제2김나지움에서 3년째 한국어 교사로 근무하는 류드밀라 쉘로하예바 씨는 한국어와의 인연을 이렇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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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드밀라 쉘로하예바 씨, 3년째 한국어·한민족 문화 가르쳐
"교환학생 때 한국서 보고 들은 것, 학생들에게 들려주죠"
류드밀라 쉘로하예바 교사 [새고려신문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강제 징용돼 사할린에서 사는 우리 곁 한인들의 삶이 궁금해 한국어를 배웠고, 지금은 초등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사할린주 주도인 유즈노사할린스크시 제2김나지움에서 3년째 한국어 교사로 근무하는 류드밀라 쉘로하예바 씨는 한국어와의 인연을 이렇게 설명했다.

류드밀라 교사는 28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한인 후손 3만여 명과 사할린섬에 살고 있다"며 "그런 이웃들을 더 잘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고, 이들의 문화, 역사, 풍습, 전통이 궁금했다"고 밝혔다.

일제 강점기인 1938년부터 일본은 사할린 지역의 노동력이 부족하자 6만 명이 넘는 한국인을 대거 징집했고, 이들은 탄광, 벌목장 등에서 강제노역을 했다. 종전 후에도 이들은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러시아인으로 살아야 했다.

류드밀라 씨는 교직에 있었던 조부모, 부모의 영향 때문에 자연스레 교사의 꿈을 품고 있었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다가 '한국어 교사' 전공이 유독 눈에 띄었다고 한다.

그는 평소 궁금증을 해결하고, 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사할린국립대 한국어과에 입학했다.

"한국어 배우기가 좀 어렵긴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어요. 재미있었으니까요.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한 발자국씩 나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자신을 믿어. 아무리 어려워도 포기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그는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겠다고 마음먹고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을 찾았다. 여름방학 때는 한국어과 교수와 함께 연수를 왔고, 제주에서 열린 국제청소년포럼에도 참가했다.

대학 3학년 때는 경주 동국대에 한 학기 동안 교환학생으로 오기도 했다. 기간이 짧았던 그는 한국어과 교수를 설득해서 한 학기 더 연장해 공부했다. 당시 한국어 실력이 가장 늘었다고 한다.

1년간 머물렀던 경주는 그에게 가장 애틋한 도시다.

"경주는 역사가 살아있는 도시예요. 불국사, 석굴암 꼭 한번 가봐야 합니다. 정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한국에 대한 따뜻한 추억도 많아요."

한국어를 익히는데 K-팝, K-드라마는 한몫을 톡톡히 했다고 한다. 드라마 '도깨비' '겨울연가'는 지금도 잊을 수 없고, 최근 넷플릭스에서 '오징어게임'도 아주 재미있게 봤다고 전했다.

한국어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교육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이후 임 엘비라 한국어 교수의 추천으로 교사가 됐다.

제2 김나지움은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고 있다. 류드밀라 교사는 현재 5∼7학년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1학년 학생들에게는 한민족 문화를 알려주고 있다.

"한민족 문화 수업시간에는 한국에서 보고 들은 것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다른 나라, 다른 민족에 대한 호기심을 심어주기 위해서죠."

류드밀라 교사는 학교에서 여는 한민족 축제를 다른 교사들과 함께 준비한다. 여느 한인 교사들과 다를 바 없다.

그는 "하루빨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 한국에 가고 싶다"는 희망을 전했다.

한국어를 배우는 제자들과 함께 기념촬영한 류드밀라 교사(사진 가운데) [새고려신문 제공]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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