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위원장 "은행권, 빅테크와 규제차익 없앨 것"
[경향신문]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28일 취임 후 첫 시중은행장들과 간담회에서 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변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신탁업과 투자자문업 등 은행의 겸영·부수업무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금융 소비자들의 경험이 빠르게 디지털화되는 가운데 은행과 빅테크 간 규제차익으로 인해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는 은행업계 여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고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은행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은행산업 발전방향과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은행업계 지원 방안에 대해서 이 같이 밝혔다. 간담회에는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주요 5대 은행장과 대구은행장, 케이뱅크 대표, 금융감독원 부원장, 은행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고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은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대출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신용회복 지원 조치, 서민금융 재원 출연 등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조치들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경제·산업 전반에 디지털 전환이 이뤄짐에 따라, 은행 등 금융산업도 커다란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며 “특히 빅테크 플랫폼의 금융 진출 확대로 경쟁구도가 변하고 있어, 은행업의 미래와 경쟁력 확보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고 위원장은 “금융그룹이 하나의 수퍼앱을 통해 은행·보험·증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망분리 규제 합리화 및 금융·비금융 정보공유 활성화를 검토하는 한편, 은행의 디지털 신사업 투자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화된 금융환경에 대응해 은행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할 수 있도록 은행의 겸영·부수 업무도 적극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우선 은행이 종합재산관리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신탁업 제도를 개선하고, 부동산에 제한돼 있던 투자자문업을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금융혁신 과정에서 정부는 금융권과 빅테크 간 불합리한 규체차익이 발생하지 않는 공정한 경쟁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방은행과 빅테크·핀테크 간 업무제휴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고민해 지방은행의 경쟁력 강화 여건을 조성하는 한편, 은행권과 핀테크 기업이 공존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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