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측이 외세에 대북정책 지지 구걸" 비난하며 견제
[경향신문]
북한 매체가 28일 남측이 대북정책에 대한 외세의 지지와 협조를 구걸하고 있다면서 북남(남북) 관계를 자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 한·러 외교장관 회담 등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관련국 논의가 이어지는데 대한 견제 차원으로 보인다.
북한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민족자주의 입장에 서야 한다’ 제목의 글에서 “북남관계 문제, 조선반도(한반도) 문제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계속 복잡하게 번져지고 있는 것 역시 외세의 간섭과 방해책동 때문이라는 것은 세계가 공인하고 있는 엄연한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일본, 유럽 등과 대북 정책을 조율하는 것을 “구걸하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매체는 이어 “외세추종, 외세와의 공조가 민족의 이익을 해치는 행위라는 것은 두말할 여지도 없다”며 “진정으로 겨레를 사랑하고 민족의 지향과 요구를 귀중히 여긴다면 자주의 입장에 서서 민족문제를 대하고 풀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족분열의 장본인이며 우리 민족이 하나가 되여 잘살기를 바라지 않는 고약한 속통을 가진 외세에게 ‘지지’와 ‘협력’을 기대하며 민족문제를 해결해보려고 매달리는 것은 실로 어리석은 처사이며 예속과 굴종의 올가미에 스스로 목을 들이미는 머저리짓“이라고 했다.
최근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비롯한 외교당국은 미국, 일본 등과 연이어 회담을 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 추진과 북핵 문제 해결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대북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매체는 지난 25일에도 한국, 미국, 일본의 정보기관 수장 회동을 두고 “남조선이 대북정책에 대한 협조와 지지를 구걸했으나 얻은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외세에 추종하며 국제공조를 떠들고 밖에 나가 외부의 지지와 협력을 요구하는 데 급급하는 것은 민족문제를 민족의 이익에 맞게 자주적으로 풀어나갈 것을 요구하는 겨레의 지향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남측의 한·미·일 공조 움직임을 견제하는 한편 북·중 기념일 등을 계기로 양국 우호를 과시하고 있다. 중국의 6·25전쟁 참전 71주년이었던 지난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에 화환을 보내면서 ”혈연의 유대로 이어진 조·중(북중)친선은 세대가 바뀌어도 변색을 모르고 더욱 굳건하게 다져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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