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군부, 6개국 대사 해임..쿠데타 반대 세력 체포 이어져

수단 군부 수장, 해외 주재 자국 대사 줄줄이 해임
쿠데타 반대 활동가·언론인·정부 관계자 40여명 체포되기도
폭력 시위 이어져..적어도 12명 사망·150명 부상 입어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쿠데타로 권력을 거머쥔 수단의 군부 수장이 해외 주재 자국 대사를 전격 해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수단 국영TV를 인용해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카타르, 프랑스 주재 대사와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연합(UN) 상설대표부 대표가 해임됐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들 대사는 군부의 권력 장악을 인정하지 않아 해임됐다.

앞서 군부 지도자 압델 파타 알부르한 장군은 지난 25일 쿠데타를 일으켜 군부와 야권이 함께 구성했던 ‘통치위원회’를 해산하고 권력을 독점했다.

이후 국제사회의 전방위적인 압력에도 불구하고, 쿠데타 반대세력에 대해 강경 대응을 서슴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수단 전문가협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활동가, 언론인, 정부 관계자 등 40여명이 군부에 의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체포된 인물 중에는 오메르 알나지브 보건장관, 야세르 아바스 수자원부 장관이 포함됐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모하메드 유시프 전문가협회 관계자는 “페이스북, 트위터, 텔레비전 방송 등에서 군부에 관해 이야기했던 사람들이 주로 타깃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과도정부의 압달라 함덕 총리는 자택에서 여전히 구금된 상태다.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도 수단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시위자를 향한 최루탄이 발사되고, 일부 시위 현장에서는 총성이 울리기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쿠데타 이후 적어도 12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시민의 통치를 원한다. 지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단 중앙은행 노동자도 근무를 중단하고 반군부 투쟁에 합류했고, 2년 전 독재자 바시르 축출 시위도 주도한 바 있는 의사 단체도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국영 항공사 파일럿도 투쟁에 동참할 예정이다.

쿠데타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발도 전방위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은행(WB)은 수단에 대한 운영자금 지급을 중단했다.

앞서 과도정부가 각종 대형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세계은행의 자금줄에 의존해왔다는 점에서 쿠데타 세력에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망했다.

수단은 2019년 독재자 오마 알 바시르를 끌어내린 이후 세계은행과 총 20억달러(약 2조3400억원) 조달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미국의 지원금 7억달러(약 8207억5000만원) 역시 지급이 중단됐다. 미국은 군을 압박해 민주화 전환을 서두를 수 있도록 다른 수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프리카연합(AU)은 수단의 회원 자격을 박탈했다. 통상 쿠데타 발생국에 대해 취해지는 조치다.

yooh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