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활동하는 기업들 "차기정부 디지털 전환 성공 위해 컨트롤타워 만들어야"
국내에서 연구개발(R&D) 활동을 하는 기업들이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차기 정부에 이를 책임질 컨트롤 타워를 신설하고 디지털 전환 관련 설비에 대한 재정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놨다. 또 기업끼리 원활한 데이터의 공유를 위해 데이터 표준을 마련하고 디지털 전환에 따른 산업현장의 이슈를 해결할 소통채널도 구축해야 한다는 제안도 차기 대권 주자들에게 내놨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28일 디지털 전환 거버넌스 확립, 디지털 전환 생태계 조성, 데이터 활용기반 구축, 디지털 문화 확산 등 4대 정책 방향을 중심으로 한 ‘10대 디지털 혁신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이는 현재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컨트롤 타워의 부재, 3차 산업혁명 시대에 머물러 있는 법·제도, 기업 투자 인센티브 부족 등으로 인해 정체돼있다는 산기협의 분석결과를 토대로 마련됐다.
이번 정책건의는 올해 3월 국내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된 민간협의체 ‘Korea DT Initiative(KoDTi)’를 포함한 1500여 개의 기업 연구소와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정책자문단 등의 의견 수렴을 통해 작성됐다.
첫 번째로 제시한 정책 방향인 디지털 전환 거버넌스 확립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 디지털 전환을 책임질 디지털 전환 총괄 컨트롤 타워의 신설’과 ‘디지털 시대에 부합하도록 현행 법·제도의 전면 재검토 추진’을 구체적 방안으로 제안했다. 현재 부처별로 추진되는 디지털 전환 정책·사업으로 인한 중복과 비효율 문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법제도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함이다.
두 번째로 디지털 전환 생태계 조성과 관련해서는 디지털 전환 촉진을 위한 전향적인 세제 지원, 기업 간 협력 활성화, 인력 부족 해소 방안 마련을 통해 지속적인 디지털 전환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기업의 디지털 전환 관련 시설과 설비 투자, 인건비 등에 대해 과감한 세제 혜택을 부여하여 투자를 촉진하고, DT수요-공급 기업을 연계하는 개방형 플랫폼 구축을 통해 업종·규모별 매칭, 온오프라인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건의했다.
데이터 활용기반 구축과 관련해서는 산업별, 분야별 데이터 플랫폼을 먼저 구성하고 각 플랫폼을 연계하기 위한 표준을 제정한다는 현재의 데이터 활용 정책에서 벗어나, 전 산업에서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메타 데이터 표준을 먼저 마련해 상호 호환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럽의 데이터 생태계 구축 프로젝트인 ‘가이아X’와 같이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 독점에 대항하여 우리 기업의 데이터 주권을 보호할 수 있는 데이터 공유·활용 시스템을 구축해 국내는 물론 다양한 국가와 산업데이터를 공동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ESG 데이터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탄소배출, 윤리경영 등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ESG 관련 핵심데이터의 생성, 공유, 활용을 위한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중소·중견기업의 ESG 경영을 촉진해 ESG에 의해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밸류체인 진입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문화 확산과 관련해서는 디지털 전환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 분야 이해 관계자들 간 갈등을 조율하기 위한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디지털 시대 새로운 가치체계 창출을 위한 사회적 소통채널 구축’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수요-공급기업, 대-중소기업, 경영진-노동자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 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의 사회적 협의 체계를 구축하고, 산업재해와 안전 등 산업현장의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로서 디지털 전환의 역할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창환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디지털 전환의 성공 여부가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를 맞아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며 “특히 향후 5년은 디지털 경쟁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각국의 경쟁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 기업이 다시 한번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혁신적인 디지털 전환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동준 기자 bi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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