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미술 한류'도 가능할까

장재선 기자 2021. 10. 2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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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 서울이 아시아의 아트 수도가 될 수 있을까?' 영국 미술매체 '아트 뉴스페이퍼'가 최근 이런 제목의 기사를 썼다.

그동안 아시아 미술 중심이었던 홍콩의 왕관을 서울이 뺏을 것이란 내용이다.

미술 한류가 움을 틔운 것은 지난 2010년대 중반이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내년에 미국, 독일, 중국, 대만에서 한국미술 교류전을 여는 것은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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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선 문화부 선임기자

‘한류 : 서울이 아시아의 아트 수도가 될 수 있을까?’ 영국 미술매체 ‘아트 뉴스페이퍼’가 최근 이런 제목의 기사를 썼다. 그동안 아시아 미술 중심이었던 홍콩의 왕관을 서울이 뺏을 것이란 내용이다. 베를린 쾨닉, 타데우스 로팍 등 세계 유명 화랑들이 올해 서울에 지점을 앞다퉈 연 것이 그 증거라고 했다. 국제 최고 아트페어인 프리즈(Frieze)가 내년부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와 축제를 함께 열기로 한 것도 ‘서울 왕관’설을 뒷받침한다.

국내 미술계는 고무된 분위기이다. K-팝, K-시네마에 이어 K-아트도 문화 한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미술 한류가 움을 틔운 것은 지난 2010년대 중반이었다. 한국 미니멀리즘 회화 작품들이 ‘단색화’란 이름으로 해외에서 각광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때 우리 미술인들은 이런 이야기들을 나눴다. “ 한국에 좋은 작가가 많다. 마크 로스코보다 김환기 선생이 못한 게 뭐냐. 이제 시작이다. 세계에 더 많이 알려야 한다.”

단색화 열풍을 이끌어 온 박서보 화백은 지난주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올해 90세인 박 화백은 거장임에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아니다. 기존 회원들이 가입 승인을 해 주지 않아서인데, 국가 훈장이 한국 미술을 알린 그의 공로를 인정한 셈이다.

박 화백의 훈장은 올해 국내 미술 시장 부흥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이달 중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는 20년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렸다. 해외 전문가들은 한국 시장이 훨씬 더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2040세대가 가세하며 수집가들의 폭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정정(政情)이 불안한 홍콩보다 한국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미술품 관세가 없으며 공항 이용이 편리하다는 점도 좋게 보고 있다. 일본이 급작스럽게 택스프리 존(Tax Free Zone)을 만들고 대규모 아트위크를 준비하는 것은 위기감 탓이다.

한국이 일본 견제를 뚫고 아시아 정상의 왕관을 쓰려면, 정부가 K-아트의 기세를 뒷받침할 방책을 섬세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소위 ‘이건희 기증관’처럼 대통령 말 한마디에 프레임을 짜버리고 거기에 억지로 내용을 맞추는 식의 정책은 후진적이다.

공·사립 미술관은 국내를 넘어 세계를 상대로 하는 콘텐츠를 많이 내놔야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내년에 미국, 독일, 중국, 대만에서 한국미술 교류전을 여는 것은 바람직하다. 국내 대표 사립미술관인 리움이 한국의 현대미술로 세계와 소통하는 글로벌 뮤지엄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도 반갑다.

내부적으론 시장 성장이 견실해질 필요가 있다. 일부 수집가가 ‘묻지마 투기’ 식으로 인기 작품만 선점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시장을 혼탁하게 만든다. 갤러리와 경매사들이 거기에 편승하는 것은 아트 딜러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 소수의 화상(畵商)과 그들이 띄우는 작가들이 과점하는 구조는 결국 거품으로 끝나게 돼 있다. 다양성이 존재해야 성장이 지속한다.

미술품은 영혼이 있는 황금이라고 한다. 단순한 투자 상품이 아니라 심미적 흥감을 주는 예술품이다. 그 혼을 느끼며 안복(眼福)을 누리는 국민이 많아지는 것. 미술 한류의 진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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