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주자들 노태우 전 대통령 조문 "200만호 공급" "범죄와의 전쟁"
원희룡·유승민은 '주택 200만호 공급'
홍준표, 노 전 대통령 국가장에 "바람직한 방향"
원희룡·유승민은 말 아껴.."文정부 결정"
윤석열 "국가장 결정 처음 알았다. 오늘 됐나?"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27일 전날 별세한 노태우 전 대통령을 잇따라 조문했다. 이들은 당내 경선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노 전 대통령의 정책적 성과에 대해서는 “부동산 200만호 공급”, “범죄와의 전쟁” 등 각자 다른 점을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가 국가장(葬)으로 치러지는 데 대해서는 홍준표 의원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했을 뿐, 다른 후보들은 말을 아꼈다.
원희룡·유승민·윤석열·홍준표(가나다 순) 4명의 후보들은 이날 오후 7시40분쯤부터 차례로 노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오후 5시30분쯤 강원 춘천에서 합동 토론회를 마치고 차례로 조문을 한 것이다.
◇홍준표 “‘범죄와의 전쟁’ 큰 업적”…국제PJ파 소탕 에둘러 말해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것은 홍 의원이었다. 오후 7시40분쯤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낸 홍 의원은 방명록은 작성하지 않은 채 헌화를 마쳤고, 노 전 대통령의 장남인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과 짤막한 대화를 나눈 뒤 빈소를 빠져 나갔다.
홍 의원은 조문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은 북방정책을 시행하면서 대북정책의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오게 한 분”이라며 “재임 중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한국 사회의 조직폭력배를 전부 소탕한 큰 업적이 있다”고 했다. 홍 의원은 노태우 정부 시절 광주지검에서 ‘범죄와의 전쟁’에 맞춰 호남 최대 폭력조직인 ‘국제PJ파’를 와해시켰다.
그는 고인의 과에 대한 평가를 묻는 말에는 “결례이기에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했다. 유족들과 나눈 대화를 묻는 말에는 “노 이사장이 ‘좋은 말씀 주셔서 고맙다’고 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장례가 국가장으로 결정된 것에 대해서는 “바람작한 방향”이라고 했다.
◇원희룡 “주택 200만호 공급, 역동적 보수”
홍 의원이 떠나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빈소를 찾았다. 오후 7시53분쯤 빈소를 찾은 원 전 지사는 방명록을 적고 헌화·분향을 마친 뒤 노 이사장과 노 전 대통령의 장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등과 인사를 나눴다. 원 전 지사는 빈소에 자리해있던 지상욱 국민의힘 전 의원의 안내로 접객실에서 조문객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조문객들은 원 전 지사에게 “토론 잘 하더라”, “기대 많이 한다” 등의 말을 건넸다.
먼저 빈소를 빠져 나온 원 전 지사는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이 15년 넘게 보통 지병 수준 이상의 큰 신체적 고통을 겪다가 돌아가신 것에 대해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민주화 역사의 물줄기를, 민주화의 한 참여자였다는 점을 평가해야 한다”며 “주택 200만호 공급, 토지공개념까지 도입하며 주거 안정을 도모하고 부동산 투기에 대해서는 강력한 대책을 뽑아냈던 면에서 담대하고 역동적인 보수의 면모를 보여줬다”고 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장례가 국가장으로 결정된 데 대해서는 “국가적 의전은 매번 논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느 정도 고정된 제도가 있다”면서 “그런 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면 그것이 타당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12·12 군사쿠테타 등은 사법적, 역사적으로 평가받은 것”이라며 “6월 항쟁에 이은 ‘6·29 선언’으로 협의 협약에 의한 민주화로 갈 수 있었던 것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그 의미를 일부러 인색하게 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유승민 “북방외교 개척, 부동산 시장 안정”
원 전 지사가 접객실에서 조문객과 인사를 나누는 사이 유승민 전 의원도 같은 당 유경준 의원과 함께 빈소에 모습을 보였다. 유 전 의원도 방명록을 작성하고 고인을 추모한 뒤 유족과 짧은 대화를 나누고 접객실로 들어섰다. 유 전 의원 역시 지 전 의원의 안내를 받았지만, 먼저 접객실에 있던 원 전 지사와 인사를 나누지는 않았다.
유 전 의원은 빈소를 빠져나오면서 조문 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마주쳐 인사를 나눴다. 유 전 의원은 조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은 북방외교를 개척하고 재임기간 주택 200만호 건설을 해 우리 부동산 시장을 굉장히 오랫동안 안정시켰다”며 “여러 가지 과도 있었지만, 유언으로 모든 것을 용서해달라고 밝혔고, 자제분들도 여러 차례 국민께 사과를 드렸기에 그것으로 국민께선 평가하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유족과 나눈 대화를 묻는 말에는 “노 전 대통령이 오랫동안 굉장히 병마에 힘드셨는데 편안하게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 결정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결정한 일이고 결정은 이 정부가 했으니 거기에 따르면 된다”고 했다.
◇윤석열 “평안한 영면 되시길
방명록을 작성하고 추모를 마친 윤 전 총장은 노 이사장과 함께 접객실로 들어가 조문객과 인사를 나눴다. 윤 전 총장은 노 전 대통령 시절 체육청소년부 장관을 지낸 박철언 전 장관 등의 조문객들과 악수를 나누며 명함을 주고 받았고, 조문객들은 “토론 솜씨가 느는 것 같다” 등의 말을 건넸다.
40분 가량 빈소에 머문 윤 전 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몇 분 아는 분들을 만나 좀 앉아있다가 나왔다”면서 “유족분들과는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서는 이미 말씀을 드려서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도 “평안한 영면되시길 바란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노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가장으로 치러지는데,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두환 전 대통령은 국가장을 치를 수 없도록 법을 개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는 질문에는 “장례에 관한 의전에 대해서는 더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장례가) 국가장으로 결정 된 것도 처음 알았는데 오늘 결정됐느냐”고 반문했다.
후보들은 당내 경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원 전 지사는 “경선에 대한 이야기는 됐다”며 질문을 받지 않았고, 유 전 의원도 “여기 와서 경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경선 토론 소감을 묻는 말에 “토론회는 열띤 경우도 있지만, 우리는 다 ‘원팀’으로 즐겁게 가고 있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르포] “싸고 맛있는 소고기 먹으러 왔어요”… 돌아온 중국인 관광객들 모인 이곳
- [인터뷰] 韓 로봇청소기 1위 中 로보락 마케팅 총괄 “한국서 높은 수요 놀라워… 인기 비결은 기
- [인터뷰] 아르디스 콘스탄스 호텔그룹 헤드오브세일즈 “직항 없는 20시간 비행도 괜찮아… 남들
- 스타벅스도 루이싱도 실적 타격… 승자 안 보이는 中 ‘커피 전쟁’
- [인터뷰] 이재용과 손잡은 미국 바이오 큰 손 “삼성 ‘스피드’ 믿는다, 신약 개발 속도전 기대
- [K의료기기 프론티어] “흉부 X선 사진에서 골다공증 위험 알아낸다...세계 최초 도전”
- [인터뷰] 배우 강수연 목숨 앗아간 뇌졸중…“젊은 여성도 이 증상 보이면 위험 신호”
- 워런 버핏, 애플 주식 판 이유는… “AI 힘은 핵무기급” 경고도
- “통신요금 직접 가입하면 30% 싼데”… 소비자 외면 받는 통신사 다이렉트 요금제
- [중견기업 해부] 현대차 따라 인도 간 서연이화, 올해도 최대 실적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