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부상자 돕다 숨진 이영곤 원장 'LG 의인상'

[경향신문]

고 이영곤 원장의 생전 모습. LG그룹 제공

교통사고 부상자를 치료하다 숨진 ‘진주시 슈바이처’ 고(故) 이영곤 원장(61·사진) 등 4인이 27일 LG 의인상을 수상했다.

이 원장은 1996년부터 25년간 진주 중앙시장 인근에서 ‘이영곤내과의원’을 운영했다.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치료비와 약값을 받지 않았고, 가난한 학생에게 장학금도 지원했다. 1998년부터는 매주 3회씩 점심시간을 쪼개 교도소를 방문해 재소자를 진료했다. 그는 주변에서 ‘진주시 슈바이처’로 불렸다. 지난달 22일 남해고속도로 진주 나들목 인근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사고 차량을 목격하고 차를 세워 부상자를 살핀 후 자신의 차로 돌아가던 도중 빗길에 미끄러진 승용차에 치어 숨졌다. 안타까운 소식에 그의 병원에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진주시는 보건복지부에 그를 의사자로 지정해달라고 청구했다.

수십년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한 해양경찰 2명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권재준 경위(42)는 25년간 매월 헌혈을 해 헌혈증 220장을 백혈병, 소아암 아동들을 위해 기부했다. 소외계층 아동 7명을 13년간 정기 후원했다. 이번 의인상 상금도 전액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광주지회에 기부하기로 했다. 신동환 경감(52)은 1990년부터 대한적십자사 한려봉사회 소속으로 독거노인 등 취약층 이웃에게 청소, 필요물품 지원, 보일러 수리 등 31년간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봉사 시간만 총 3900시간에 이른다.

김민성 대구시청 주무관(45)은 지난 11일 경북 경산시 대평동의 한 정육점에서 굉음과 함께 천장에 균열이 생긴 것을 발견하고, ‘지금 나가야 한다’고 소리쳐 20여명의 사람들을 대피시켰지만 정작 자신은 천장이 무너질 때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왼쪽 무릎과 발목의 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LG복지재단이 주관하는 LG 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으로 제정됐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