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호로 가는 반도체공장 방류수, 10년 뒤엔 지금의 3배..하루 90만톤 '콸콸'

글·사진 김태희 기자 2021. 10. 27.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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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환경단체 “중금속 축적 우려”
삼성·SK 공장 신설 완료 땐
안성 생활폐수의 10배 방류
담수호 농업용수 오염 걱정
“환경영향 최소화 대책 시급”

김훈 평택시민환경행동 대표가 27일 경기 평택시 서정리천으로 배출되고 있는 고덕산업단지 오폐수를 살펴보고 있다.

“평택호로 향하는 반도체 방류수가 10년 뒤면 지금보다 3배 늘어납니다. 그만큼 중금속 축적 우려가 커질 텐데 아무도 나서지 않아요.”

27일 오전 9시쯤 경기 평택시 고덕산업단지 인근 서정리천에서 만난 김훈 평택시민환경행동 대표는 최근 경기 남부권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반도체 공장 증설·신축을 두고 우려를 쏟아냈다.

서정리천은 고덕산업단지 내 공장에서 발생하는 오·폐수를 정화한 뒤 흘려보내는 곳이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 평택 공장에서 나오는 일평균 6만t에 달하는 방류수도 이 하천으로 내보낸다.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에서 배출하는 방류수는 1일 평균 30만여t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삼성이 국립환경과학원의 특정수질유해물질 배출량 조사 시스템을 통해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8년 기준으로 연간 삼성 기흥 공장은 245.41㎏, 삼성 화성 공장은 106.86㎏의 구리 화합물을 각각 배출했다. 삼성 평택 공장과 SK하이닉스 이천 공장에서 배출한 양은 이 시스템상에선 확인되지 않았다.

환경단체들은 2030년쯤 삼성 평택 공장 증설과 함께 SK하이닉스 용인 공장 신설이 완료되면 1일 평균 60만여t의 방류수가 추가로 배출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18만명이 거주하는 경기 안성시에서 하루 동안 발생하는 생활폐수(6만t)의 10배나 된다.

문제는 하루 총 90만t에 달하는 막대한 양의 반도체 공장 방류수가 모두 평택호로 유입된다는 점이다. 경기 남부권 최대 담수호인 평택호 저수량은 1억2300만t으로 평택·안성·화성 등 9개 시·군 농경지의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있다.

오두호 경기남부유역하천네트워크 공동대표는 “반도체 공장 방류수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가 진행된 바 없는 상황에서 평택호로 무차별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삼성·SK하이닉스 측은 시민사회와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용인 공장 폐수 배출 예정지인 고삼저수지 인근에 거주하는 안성 고삼면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다. 주민들은 “반도체 방류수를 농업용수로 사용한다면 안성지역 농산물의 신뢰도가 급격히 추락할 것”이라며 “지역민들의 건강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방류수 재사용 등을 통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홍 중앙대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는“비용이 들더라도 폐수 재사용 등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단계의 폐수 정화 과정을 통해 (반도체 방류수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으며, 법적 기준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의 특정수질유해물질을 배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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