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잘했던 일과 못했던 일 모두 본인 책임이라 생각"

아들 재헌씨 "와병으로 직접 말씀 많이 못해 안타깝다"

[경향신문]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씨가 27일 “국가에 대해 생각과 책임이 컸기 때문에 잘했던 일, 못했던 일 다 본인의 무한 책임이라고 생각하셨다”며 부친의 유언을 전했다. 노씨는 이날 부친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고인의 생전 유지에 대해 “(부친은)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이나, 재임 중이 아닐 때 일어난 여러 일들에 대해서 본인의 책임과 과오가 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고, 역사의 나쁜 면은 본인이 다 짊어지고 가겠다, 앞으로의 세대는 희망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평소 말씀하셨다”며 이같이 전했다.

노씨는 “재임 전부터. 특히 재임하시자마자 5·18의 상처를 치유하고 또 화해하기 위한 노력을 나름대로 하신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 미안한 마음, 사과하는 마음, 또 역사를 책임지는 마음 이런 것들을 군데군데 많이 피력하셨다”며 “하지만 10년 넘게 누워 계시고 소통이 전혀 안 되는 상태이다 보니, 직접 말씀을 많이 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 장지와 관련해선 “현충원 국립묘지도 영예스럽지만, 유족들은 고인께서 인연이 있고 또 평소에 갖고 계셨던 북방정책, 남북한의 평화와 통일 의지를 담아서 파주 통일동산 쪽으로 모셨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노씨는 정오쯤 빈소에 도착했다. 영국 출장 중에 부친 사망 소식을 듣고 급히 귀국했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씨와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등 유족은 오전 10시쯤부터 빈소를 지켰다.

노 관장과 이혼 소송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