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공급 병목 속 수요 늘면 물가 오름세 오래갈 듯"

이윤주 기자 2021. 10. 27.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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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위드 코로나’ 물가 상승 압력 커져
재정 풀어 유동성 늘린 것도 요인

높은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의 영향이 국내 물가에 본격 반영되고,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수요가 늘어나며 물가 상승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우리나라와 미국의 주요 물가 동인 점검’ 보고서를 보면 한국과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빠르게 높아져 2분기 이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물가심리도 심상찮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값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과 같은 2.4%를 나타냈다.

빠르게 물가가 오르는 추세는 비슷하지만, 한국의 전년 동기 물가상승률은 아직 미국 5%대보다 낮은 2%대에 그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에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의 영향이 본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예컨대 공급 병목 현상이 심했던 미국의 9월 내구재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1.5% 뛴 반면 한국 내구재 물가는 공급병목의 기여도가 0.1%포인트에 그치면서 0.7% 상승했다.

한은은 “한국의 경우 에너지·식료품 같은 비근원품목이 물가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는데, 경기회복과 함께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근원품목의 기여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정부가 재정을 풀고,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춰 시중의 유동성을 늘린 것도 물가 상승률을 높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또 정부는 위축된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음달 1일 외식·여행·숙박·공연 등 소비쿠폰 9종 사용을 재개하면서 소비 촉진에 나서고 있는 데다, 3분기보다 카드 결제금액이 많으면 최대 10만원을 환급해주는 캐시백 사업도 진행하고 있어 가계의 보상소비가 겹칠 경우 수요발 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승철 한은 물가동향팀 과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아직 국내 기업들이 소비자물가에 전가하지 않은 것 같다”며 “공급 병목 현상이 지속되면시차를 두고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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