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왜 주변에 배신자 많냐" 홍준표 "인신공격하다니..답답한 모양"

국민의힘 강원권 토론회

[경향신문]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의 27일 강원권 합동토론회에서 “인신공격” “야비하다” 등 날선 표현이 자주 등장했다. 이틀 전 토론회의 ‘일시 휴전’ 분위기는 사라졌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가나다순) 등 네 주자는 이날 강원 춘천시 G1 방송사에서 열린 합동토론회 곳곳에서 충돌했다.

윤 전 총장은 ‘리더십’ 검증이라며 “홍 후보와 가까이 근무하다 떠나는 사람이 많다” “홍 후보는 다 ‘배신자’라 하는데 왜 주변에 배신자가 많으냐”고 포문을 열었다. 홍 의원은 “26년간 계파의 졸개가 돼본 일이 없고 그래서 계파가 없다”고 맞받았다.

홍 의원은 대표적인 ‘친홍준표’로 꼽히다가 윤석열 캠프 상황부실장을 맡은 윤한홍 의원을 우회 거론하면서 “내가 키운 사람에게 배신은 한두 번 당해봤다”고 했다. “윤 후보 진영 가 계신 분들은 구태 기득권 정치인의 전형”이라고도 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이 “(홍준표 캠프) 선대위원장 한 분도 대단한 분이 가셨다”고 꼬집자, 홍 의원은 “인신공격까지 하는 걸 보니 답답한 모양”이라고 맞받으며 긴장이 고조됐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이 피의자로 입건된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여당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경선 개입’이라며 홍 의원에게 의견을 물었다. 홍 의원은 “참 딱하다. 정책 토론하자고 할 때는 언제고”라며 호응하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이 재차 입장 표명을 요구했지만 홍 의원은 “본인이 수사할 때는 정당한 수사이고 수사당할 때는 정치공작이라고 하는 건 (맞지 않다)”고 했다.

원 전 지사와 홍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탄소세 도입을 두고 논쟁하는 과정에서 부딪혔다. 홍 의원은 원 전 지사가 탄소세에 대한 입장을 거듭 묻자, “무슨 장학퀴즈로 묻냐” “질문이 야비하게 느껴진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이에 원 전 지사는 “인신공격 내지는 비아냥으로 왜 (대응)하느냐”며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사람 간 고성이 오가면서 다음번 주도권 토론자로 마이크를 넘겨받은 유 전 의원이 “두 분 사이에 있으니 귀가 아프다”고 꼬집기도 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