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별세] 유언장 공개 노재헌 "5·18운동 미안한 마음 많이 피력"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 찾은 조문객 (서울=연합뉴스) 노태우 전 대통령이 향년 89세를 일기로 사망한 가운데 27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객들이 조문하고 있다.2021.10.27 [사진공동취재단] jeong@yna.co.kr (끝)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에 놓여진 무궁화대훈장. (서울=연합뉴스)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에 무궁화대훈장이 놓여있다. 2021.10.27 [사진공동취재단] jeong@yna.co.kr (끝)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 그 이후의 재임 시절 일어났던 여러 일에 대해서 본인의 책임과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달라"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이 남긴 유언이 27일 공개됐다.

노 전 대통령은 5·18 희생자를 언급하며 용서를 빌었다.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사진)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의 유언을 대독했다. 노 변호사는 "10년 넘게 누워 계시고 소통이 전혀 안 되는 상황이다 보니 직접적으로 말씀을 못 하신 것이 아쉽고 안타깝다"면서 육성 유언은 아니지만 고인이 평소 생전에 해오던 발언을 정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희귀병인 소뇌 위축증 등을 앓았다. 오랜 와병 생활 탓에 직접 대국민 사과의 메시지를 내기는 어려웠다는 게 노 변호사의 설명이다.

노 전 대통령은 1979년 12·12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신군부 2인자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한 책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퇴임 후에는 5·18 무력 진압과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17년형을 선고받았다가 사면 복권됐다. 노 변호사는 지난 2019년 8월부터 3년째 매년 5·18 묘지를 참배하며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사죄의 뜻을 표명해왔다.

노 변호사는 이날 노 전 대통령이 평소 5·18 운동에 대해 "미안한 마음, 사과하는 마음을 많이 피력했다"고 밝혔다.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