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음료인 줄 알고 마셔"..농약병 표기 개선 필요

김효경 2021. 10. 27. 19:5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창원] [앵커]

농장에서 일하던 50대 외국인 노동자가 농약병을 음료수병으로 착각해 농약을 마시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농약병에는 위험을 알리는 그림이 있지만 눈에 잘 띄지 않고, 안내 사항은 한글로만 적혀 있는데요.

외국인 노동자가 한눈에 위험성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김효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모자를 쓴 남성이 구급차에 올라타고, 또 다른 남성은 노란 뚜껑이 덮인 병을 들고 뛰어옵니다.

이 남성이 든 건 제초제로, 수확 철 농장에 일하러 온 50대 태국인 노동자가 음료수로 착각해 마신 겁니다.

다행히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탭니다.

[농장 관계자/음성변조 : "이거(제초제)는 큰일 난다. 이것만 (말) 했어요. 용역업체 사장이 나한테 연락이 와서 그 사람이 농약을 먹었다 해서 빨리 119에 신고를 했어요."]

농약 표시기준을 보면 대부분을 한글로 쓰게 돼 있고 제조사와 작용 작물 그룹, 독성 구분만 각각 영어와 로마숫자로 표시합니다.

위험을 알리는 그림 문자는 용량에 따라 가로 세로 1㎝ 안팎으로 표시하도록 돼 있습니다.

농약사에 진열된 농약병을 살펴봤습니다.

농약 설명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해하기 어렵고, 그림 문자도 알아차리기 쉽지 않습니다.

농약병과 음료수병이 함께 놓여 있으면 구분이 힘들 만큼 크기와 모양이 비슷합니다.

국정감사에서도 농약 용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수차례 나왔습니다.

[서삼석/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 :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인 노동자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 더 선명하고, 명확하게 개선 방안을 더 촉구할 예정이고, 담뱃값의 경고 표시했던 그런 그림 수준 정도로 개선을 해야 하지 않나(생각하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7월 농민과 농약 제조업체 의견을 모아 포장지 표기를 개선했다며 현실적으로 추가 수정은 고려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그래픽:박수홍

김효경 기자 (tellme@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