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별세] "외교 커다란 족적, 현대사 큰 이정표".. 정·재계 인사 추모 이어져

임재섭 2021. 10. 2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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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진정성있는 사과 노력"
김종인 "우리시장 크게 만들어"
이재명 조문 "망자 최소한 예우"
최태원 회장도 10여 분간 조문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박병석 국회의장이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되고 조문이 시작된 27일 정계와 재계에서 추모의 발길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국민의힘 등 야당 지도부는 물론 대선후보들과 재계 인사들도 앞다퉈 방문해 노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대표는 조문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현대사에서 큰 이정표를 남긴 분이라고 생각하고 추모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 일가는 전 전 대통령과 다르게 피해 추징금을 납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고, 건강악화로 직접 의사를 표명할 기회는 없었지만 아들 노재현 변호사가 가족을 대표해 사과하는 등 진정성 있는 노력을 계속해왔다"며 "그분의 과를 오롯이 덮고 갈 수 없는 분들도 대한민국에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런 노력 또한 전 전 대통령 일가와 달리 평가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인 같은 당 유력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오후 늦게 노 전 대통령을 조문했다.

안 대표도 노 전 대통령을 조문한 후 "노태우 대통령은 북방외교를 개척해 대한민국의 시대적 소명을 제대로 완수하신 분"이라며 "소련의 붕괴와 독일의 통일 등 혼란스러운 국제상황 속에서도 이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대처해 냈다"고 말했다.

보수 야권의 '어른'으로 평가받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고인은 오늘날 우리가 빠르게 선진국이 될 수 있는 상당한 기반을 갖추게 하신 분"이라며 "소위 북방정책을 표명해 우리나라의 시장을 거대하게 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외교 부분에서는 커다란 족적을 남기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노태우 정부 당시 11·12대 국회의원을 했고, 보건사회부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도 지냈다.

여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빈소를 찾았다. 이 지사는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지사는 "결코 그 빛의 크기가 그늘을 덮지는 못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을 다한 점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공보다는 과가 크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최소한의 예우는 갖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물결' 창당과 함께 대선 출마를 선언, 제3 지대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조문 뒤 "5년 단임제 대통령제 개정을 포함한 개헌을 통해 새로운 제7공화국의 문을 열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께서 돌아가신 일로 '3김(金)'이 모두 세상을 떠났다"며 "그분들이 줄여서 만든 87년 체제는 시대적 사명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빈소를 찾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전에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을 비교하면서 "공과를 그래도 볼 수 있는 분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내란 목적 살인, 12·12 군사쿠데타, 5·18에 대한 법적, 역사적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존재"라면서도 "그러나 당시 발포 명령을 주도했으며, 지금도 죄를 반성하지 않고 사자를 명예훼손할 뿐만 아니라 북한군 개입설을 퍼뜨리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 비하면 그는 6·29 선언으로 직선제 개헌의 국민 요구를 수용했다"고 평가했다.

재계에서는 사위인 최태원 SK 회장이 최 회장은 검은색 양복과 넥타이 차림에 검은색 마스크를 쓴 모습으로 등장해 노 전 대통령을 찾았고, 약 10여 분간 조문한 뒤 빈소에서 나온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마음이 상당히 아프다"며 "오랫동안 고생하셨는데, 이제는 아무쪼록 영면을 잘하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고인과 생전에 어떤 인연이었는지'를 묻는 말에는 답하지 않고 떠났다. 최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1988년 결혼했으나, 현재 이혼에 합의해 4년째 재산분할 소송 중이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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