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 잃은 부동산시장]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 서울 매매가 3억 육박

인천시 서구의 한 견본주택 외벽에 분양 완료 홍보물이 걸려 있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값에 이어 오피스텔 가격도 강세를 보이면서 분양 시장에서 조기 '완판(완전판매)'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오피스텔 매매 거래가격과 전셋값이 민간 통계 조사 이래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27일 KB리브부동산이 발표한 10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 거래가는 2억9076만원으로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9월 매매 거래가인 2억8886만원과 비교하면 191만원, 1년 전인 작년 10월 2억6498만원과 비교하면 10% 가까이(2578만원)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각종 규제도 집중되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오피스텔에 대한 투자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서울은 작년 7월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오피스텔 평균 전세가도 역대 최고가인 2억2275만원을 기록해 1년 만에 2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최근 집값 상승세가 가파른 경기도와 인천의 오피스텔은 서울보다 상승세가 더 뚜렷하다. 이달 경기도의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는 2억7623만원으로 1년 전보다 20.8%(4766만원), 인천 매매가는 1억6480만원으로 1년 전보다 21.2%(2887만원)가 각각 오르면서 조사 이래 최고치를 찍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82.2%에 달했다. 한국부동산원의 3분기 오피스텔 가격 동향 조사에서도 수도권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2분기 대비 1.14% 올라 전분기(0.43%)보다 상승폭이 2배 이상 확대됐다. 수도권 오피스텔 전셋값도 2분기 0.45%에서 3분기 1.09%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오피스텔 거래가 늘면서 가격 상승폭도 커진 것이다.

오피스텔 거래량을 보면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9월 24일까지 서울과 경기도의 오피스텔 누적 매매 건수는 2만827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했다. 서울의 오피스텔은 1만3918건이 거래돼 작년 대비 34.2%, 경기는 1만4355건이 팔려 64.4%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실거래 건수가 서울은 3만7046건, 경기도는 12만8762건으로 작년보다 각각 40.5%, 29%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부동산 업계는 다주택자의 경우 오피스텔이 취득세 측면에서 유리해 거래가 늘어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규제지역 내 유주택자가 주택을 추가 취득하면 2주택일 때 취득세가 8%, 3주택은 12%로 올라가지만 오피스텔은 주택 보유 수와 무관하게 4.6%가 적용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아파트 매물이 급감하고 전세난까지 겹치자 젊은 층들이 아파트 대체재인 오피스텔로 돌아서며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다만 최근 집값 상승폭이 둔화하는 분위기여서 오피스텔 가격도 함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