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AME] 게임하며 돈버는 세상, 블록체인 게임이 뜬다
블록체인 전담 자회사 위메이드트리와 합병
내년까지 위믹스 블록체인 게임 100개 목표
컴투스
애니모카 브랜즈·캔디 디지털에 전략 투자
가상-현실 넘나드는 융합 시너지 효과 창출
블록체인 규제 완화 필요성 요구 지적에
당국 "충분한 논의·사전준비 필요" 입장
국내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P2E(Play to earn·플레이투언)' 방식의 게임이 크게 주목을 받자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역량을 결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와 컴투스는 최근 블록체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위메이드는 지난 2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블록체인 사업을 전담했던 자회사 위메이드트리의 흡수합병을 결의했다.
위메이드는 이번 합병을 계기로 게임과 블록체인을 연계하는 메타버스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자사 게임은 물론 모든 게임이 P2E로 변환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위메이드는 이미 해외에서 블록체인 위믹스 플랫폼을 통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미르4' 글로벌 버전을 출시하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전 세계 170여개국, 12개 언어로 정식 출시된 미르4 글로벌 버전은 유틸리티 코인 'DRACO(드레이코)'와 'NFT(대체불가토큰)'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하자 출시 당시 아시아 서버 8개, 유럽 서버 2개, 북미 서버 1개 등 총 11개였던 서버도 현재 169개로 늘렸다. 미르4 글로벌의 동시 접속자 수는 이날 100만명을 돌파한 상태다. 위메이드가 위메이드트리와 합병을 결정하는 등 블록체인 사업을 본격 확대하는 것도 미르4를 통해 P2E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위믹스는 글로벌 게이밍 블록체인이자 게임의 기축통화가 될 기회를 맞고 있다"며 "내년 말까지 100개 게임을 위믹스 블록체인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이어 "내후년부터 개발자 누구든지 우리가 제공한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활용해 블록체인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 된다면 게임 산업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며 "위메이드는 전사적으로 블록체인 게임과 플랫폼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컴투스는 이달 블록체인 게임 기업 '애니모카 브랜즈'와 NFT(대체 불가 토큰) 기술 기반의 미국 디지털 컬렉션 전문 기업 '캔디 디지털'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애니모카 브랜즈는 자체 개발 타이틀을 비롯해 '포뮬러1', '마블', '파워레인저', 'WWE' 등 유명 IP(지식재산권) 기반의 블록체인 게임과 325개의 라이선스 브랜드 기반 NFT 플랫폼을 서비스하고 있다. 캔디 디지털은 프로 야구 리그인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의 NFT 사업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디지털 수집품을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는 자체 NFT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컴투스는 캔디 디지털의 유일한 게임 관련 투자자로서 디지털 수집품 분야를 포함해 향후 블록체인과 게임 사업 부분에 대한 업무 협의를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컴투스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블록체인 분야의 투자를 본격화하는 한편 NFT 기반 디지털 컬렉션으로의 확대와 게임 분야 연계 등 관련 사업 고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콘텐츠 밸류체인 기반의 메타버스 사업에 블록체인 기술 접목할 예정이다.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경제 활동이 가능한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고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융합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도 실현해 나간다. 얼마 전 컴투스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하겠다고 밝힌 모회사 게임빌 역시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의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NFT 등 블록체인 기술 기반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투자를 잇따라 단행하는 것은 성장성과 가치에 집중한 결과다. 블록체인은 게임, 콘텐츠는 물론 유통, 금융, 문화, 예술 등 사회 전반에서 활용 가능한 디지털 경제 사회의 핵심 요소로 잠재력이 높다.
다만 해외 시장에서 블록체인 기반 게임이 계속 출시되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사행성을 이유로 규제의 벽에 막혀 있는 실정이다. 이에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당국은 충분한 논의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7월 열린 '대한민국 블록체인 게임의 미래는' 토론회 영상 축사에서 "블록체인 기술과 게임의 접목은 개발 과정 비용 절감, 데이터 투명성·신뢰성 제고 등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하기도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며 "충분한 논의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블록체인을 비롯한 기술 경쟁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만큼 우리가 멈칫한 한 순간이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로 벌어질 수 있다"면서도 "우리는 한번의 실수로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잃었던 경험이 있는 동시에 바다이야기 사태라는 또 다른 아픈 경험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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