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난·주거비 부담에 '부모 폭력'.."지원 시급"

서진석 기자 2021. 10. 27.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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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청년 세대의 결혼이 점점 더 늦춰지고, 주거비 부담도 커지면서, 자녀가 부모와 함께 사는 시간도 덩달아 길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함께 하는 순간이 많아지는 만큼, 가족 간 폭력 문제 등 부작용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진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0년 동안 직장 없이 부모집에 얹혀살던 40대 진수(가명)씨.


돈 한번 제대로 벌어오지 못한다는 부모의 무시가 이어졌습니다.


"술을 먹고 늦게 들어온다"는 훈계를 듣자 아버지를 폭행까지 합니다.


이 같이 성인 자녀가 부모에게 폭력을 행사해, 최근 5년간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상담이 접수된 사례는 54건입니다. 


연령별로는 20대와 30대가 가장 많았고, 대부분이 미혼 상태로 부모와 동거 중이었습니다. 


직업은 무직과 단순노무직 순이었고, 월수입이 없거나 벌이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폭력의 원인으로는 게임중독과 음주문제 등 심리적 이유,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상황, 부모에게 학대를 당해 폭력을 학습했기 때문이란 응답이 많았습니다.


박소현 법률구조2부장 /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을 통해서 폭력을 한 사람 자신이 왜 폭력을 해서는 안 되는지에 대한 부분을 인식하게 됩니다. 상담이 상당히 폭력 행동을 교정하고 피해자와의 관계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전문가들은 '자녀의 부모폭력'은 청년 실업 문제 등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했습니다.


주거 빈곤과 청년 실업을 당장 해결할 수 없다면, 성인 자녀의 근로 욕구를 끌어올릴 주거 정책이라도 지원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신연희 교수 / 성결대 사회복지학부

"주거 지원 정책하고 고용 정책하고 결합을 하면 이게 근로 장려 정책이잖아요. 무작정 주거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고. 그렇게 결합을 하면 소위 우리가 말하는 생산적 복지, 근로 연계 복지 그런 맥락에서도 이해할 수 있겠죠."


전문가들은 또 성인 자녀와 부모 간 폭력 문제가 고령 사회에선 일상이 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상담 치료 표준안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EBS뉴스 서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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