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이것은 마카롱인가 햄버거인가"..양상추 실종 사건

KBS 2021. 10. 2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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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 콕입니다.

육즙 가득한 소고기 패티, 사르르 녹는 치즈, 아삭한 식감의 양상추까지.

한 요리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햄버거는 어울림의 미학이다."

[유튜브 '한국 맥도날드' : "참깨빵 위에 순쇠고기 패티 두 장 특별한 소스 양상추~"]

그런데 이 햄버거 잠시 보시죠.

일단 색감부터 칙칙합니다.

뭔가 풍성한 느낌도 사라졌고요.

햄버거 속 파릇파릇 살아 있어야 할 양상추가 빠져 있습니다.

이전 사진과 비교하니 상대적 빈곤감이 더 여실히 드러납니다.

무슨 일일까요.

해당 버거 업체인 한국 맥도날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갑작스런 한파로 양상추 수급이 불안정해 당분간 일부 제품에서 양상추를 빼기로 했다"는 공지문을 띄웠습니다.

"대신 무료 음료 쿠폰을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양상추 도매가는 지난 12일 기준 키로당 천 원대에서 불과 열흘 만에 4,370원으로 3배 이상 급등했습니다.

10월 한파 여파로 산지에서 냉해 피해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양상추 실종 사건은 맥도날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샐러드와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는 써브웨이 역시 최근 일부 매장에서 샐러드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현재 써브웨이 홈페이지 메뉴 속 샐러드 전 제품 '일시 품절'입니다.

지난해 10월에도 긴 장마와 태풍으로 토마토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일부 프랜차이즈에서 토마토 없는 햄버거를 판매했는데요.

올해는 때아닌 양상추 공급 대란에 직면한 것입니다.

온라인상에는 앙꼬 빠진 햄버거를 향한 성토 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빵 사이에 패티만 덩그러니 들어간 모습이 디저트 마카롱을 연상케 한다며 '불고기 마카롱'이라는 말까지 생겼습니다.

영화 속 이 대사를 소환해,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이것은 마카롱인가 햄버거인가" 재치 섞인 댓글도 등장했습니다.

업체 설명처럼 날씨 때문이라면 날씨 때문이겠지만, 양상추 두셋 잎 아껴 가며 원가 절감에 나선 것, 최근의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과도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원유,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최근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높은 물가 오름세를 주도하는 공통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오늘 이 같은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살림살이.

햄버거 속 양상추는 언제쯤 돌아오려나요.

지금까지 ET 콕이었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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