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인국공 난리 겪고도 비정규직 800만명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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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명을 넘어섰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경제활동인구 근로형태별 부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국내 비정규직 근로자는 806만6000명이었다.
그 결과가 지난 4년간 비정규직이 외려 150만명 늘어난, '일자리 정부'의 초라한 성적표일 것이다.
결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결과적으로 형용모순에 가까운 정책으로 판명된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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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양질 일자리 창출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전격 방문해 '비정규직 제로'를 약속했었다. 이후 청와대가 앞장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밀어붙였다. 하지만 인국공발 정규직화 드라이브는 기대와 달리 공기업 내에서 거센 '불공정' 논란을 불렀다. 대형 공기업에서 4만9000명이 정규직 전환의 행운을 얻었지만, 전체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은 이를 빌미로 신규 채용을 되레 줄였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압박 강도가 커질 기미가 보이자 민간기업들마저 신입 공채 규모를 축소했다. 그 결과가 지난 4년간 비정규직이 외려 150만명 늘어난, '일자리 정부'의 초라한 성적표일 것이다.
결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결과적으로 형용모순에 가까운 정책으로 판명된 형국이다. 이는 정부가 진두지휘해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으로 전환하거나 자회사에 부담을 떠안기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다른 한편으로 세금을 쏟아부어 '공공알바' 수준의 노인·청년 비정규직을 양산했다. 애초에 '비정규직 제로'라는 신기루를 좇아 정책의 얼개를 그렸으니, 민간기업으로 파급될 리도 만무했다.
사실 비정규직은 노동시장에서 필요악이란 측면이 분명히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하면서 다채로운 근로형태가 나타나는 게 자연스런 현상이 아닌가. 끊임없이 혁신기업이 명멸하는 민간 고용 환경에서 적어도 한시적으론 비정규직이 불가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3개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 차이도 역대 최고치인 156만7000원까지 벌어졌지 않나. 특히 비정규직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도 2016년(33.2시간)에 비해 올 들어 30.2시간으로 뒷걸음쳤다. 고용이 뚜렷한 회복세라는 정부 당국의 최근 공언과 달리 정규직이 늘지 않은 건 제쳐두더라도 고용의 양과 질이 모두 저하됐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장기적으로 지향해야 할 비정규직 최소화 정책을 단기 목표로 착각해선 곤란하다. 마치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금과옥조인 양 밀어붙이기보다 우선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뜻이다. 비정규직의 고용불안은 정부가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직업훈련 강화와 사회안전망 확충을 통해 해소하는 것을 대안으로 삼아야 할 듯싶다. 민간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근본적인 경영환경 개선 대책을 내놔야 함은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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